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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26 이 또한 절체절명(絶體絶命)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또한 절체절명(絶體絶命)이 아니고 무엇이랴!!!

 

늘 어머니와 동생은 적절한 순간(예를 들면 아침밥 뜨고 났을 때) 커피를 마십니다.

반면에 저는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숭늉이라도 있다면 좋겠지만, 전기밥솥에서 자연스럽게 숭늉이 나오긴 어렵잖아요?

 

그런 타임이 될 때마다 저만 왠지 따돌려진 느낌이랄까???

그런 감성이 제 맘 언저리에 늘 상주했던 어느 날 다른 이유로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다가 애초에 사고자 했던 걸 주문하고는 문득 커피에 비견할 저만의 후식 세레머니 용품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그때 준비했던 게 다름이 아닌 100개씩이나 든 녹차 묶음이었습니다.

 

당시는 2천 6백 원대에 팔더니만, 오늘 보니까 200원이 올라서 2천 8백 원대에 팔고 있네요.

그걸 샀던 때가 벌써 1년쯤 지났는지 아니면 6개월쯤 지났을지 그 기억도 전혀 안 납니다.

 

어쨌든, 그로부터 하루에 한 팩씩만 비웠어도 진즉 바닥이 났을 물건인데 아직 한 통도 다 못 비웠습니다.

지금 먹고 있는 것을 빼고도 한 통이 온전히 남은 걸로 보면 최소한 세 통은 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에 따로 사는 동생한테 한 통을 그냥 줬던 기억이 있는 걸로 봐서도.

 

하여튼, 터진 놈이라도 얼른 처분해야겠다는 마음에 요즘 며칠은 커다란 물통에 세 팩씩이나 뜯어 넣고서 물 부어둔 뒤 5분쯤 지나면 홀짝홀짝 마셔대곤 했답니다.

그렇게 몇 차례 마시고 나면 금세 바닥나니까 또다시 맹물을 부어서 우려먹기를 두어 번.

- 차를 마시는 모양새가 매우 원시적이긴 해도 틀림없이 차 맛이 나긴 났답니다. -

 

그리고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녹차를 마시면 금세 요기를 느낀다는 걸 말입니다.

단순히 그럴 뿐만 아니라 대개 마려웠다 싸는 것처럼 오줌발도 세지고 끊김이 거의 없이 막판까지 일자로 쭉 강렬(?)해진다는 걸 말이에요.

 

이것 은근히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50대 남자가 서서 싸면서 이삼 십의 팔팔할 때처럼 잡지 않고도 싸는 걸 느꼈을 땐 그건 바로 신세계 그 자체였었거든요.

지금은 턱도 없지만, 아주 어렸을 때(십 대 후반)는 자전거 탈 때 양손을 놓고도 탈 수 있었습니다.

그도 처음엔 페달을 돌리는 가랑이로 운전하다가 조금 숙달되면 가랑이와 상체를 병행하면서 운전할 수 있었지요.

 

특히 긴 오르막을 벗어나 내리막길을 만났을 때 두 손 놓고 달리는 기분이란!

맨 처음 그것을 경험했을 때! 그건 단순한 쾌감이나 환희가 아닌 신세계 발견한 느낌! 몸에서 새 문명이 싹트는 느낌이랄까 그건 말로는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대단한 희열이었는데 오줌 줄기가 뻣뻣하게 마구 솟구칠 때 느꼈던 그것도 영락없이 그것이었답니다.

맨 처음 그때는 그랬었는데… 이도 몇 차례만 그랬을 뿐 그 강도가 점점 떨어져서 나중엔 녹차를 마시고 나면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이 금세 오줌 마려운 기운만 느꼈다는 것!

 

오늘도 요 며칠 늘 그랬듯이 컵에 얼마 남지도 않은 그놈을 쭉 훑어 마시고는 아직은 축축한 티백을 그대로 둔채 또 다시 우려 먹으려고 컵에 물을 가득 채워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직은 다 차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우줌이 마렵습니다.

 

바지 허리춤에 고무줄(밴드)이 없기에 그 자리에 그 옛날 부잣짐 머슴 허리춤에 끈을 맸듯이 끈으로 묶은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고(고싸움의 고처럼 둥그런 테)를 내어 두 번을 묶었기에 그 각각의 끄트머리를 잡아 당기면 풀리는 바지 허리춤이었어요.

 

허리가 그런 상태라는 걸 뻔히 알기에 마려움이 급했지만, 참고서 컵에 가득 물을 붓고는 그렇게 완성된 녹차 컵을 적당한 자리에 뒀답니다.

인제 대가리 끝에까지 찰대로 다 찼습니다. 그랬기에 너무나도 급했지만, 뛰지도 못하고 베베 꼬인 자세로 화장실 문을 털걱 밀고는 허리춤에 아슬아슬하게 달린 '허리끈 양 크트머리'를 힘차게 잡아 당겼죠.

인제 해방이 됐다 싶으니까 오줌발이 터져나오기 직전입니다.

 

'앗! 뭐야^ 왜 안 열려^^^!!!'

큰일 났습니다. 이건 완전히 '절체절명(絶體絶命)'입니다.

 

운동화 끈 처음 묶을 때와는 달리 이는 묶을 때마다 한 쪽에 고를 내어 두 번을 묶은 거라서 풀 때도 나중에 묶은 쪽 끄트머리릴 먼저 잡아당겨 고를 푼 뒤 처음 묶은 놈도 당겨서 마저 고를 해제하면 허리춤 끈이 완전히 풀리게끔 묶은 거였는데 급한 마음에 두 끄트머리 중 어떤 놈이 들어가서는 안 될 고(동그라미) 속으로 들어간 줄도 모르고 잡아 당겼던 겁니다.

이는 고를 내지 않고 바로 묶은 것보다도 더욱더 강력하게 묶인 꼴이 된 것이지요.

 

'으악^ 이것 완전히 뮈쳐불것구만^^^'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은 아랫배! 오줌이 콸콸 넘칠 것만 같은 아랫배!!!

여러분도 이런 경험 해 보셨을 겁니다.

 

엄청나게 급한 맘으로 화장실 들어갔는데 지퍼가 꼬여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았을 때의 그 처지, 환경, 상황, 또 그 마음…

1987년입니다. 당시 살았던 지역에서 30분 거리도 안 되는 곳에 생긴지 얼마 안된 공단이 있었는데 철어 없었던 저는 거기 있는 공장 중에서 규모가 좀 크다 싶으면 무조건 찾아 가서 사람 안 쓰냐고 물었습니다.

 

꽤 여러 곳을 다녔는데 개중엔 아직 공장 준공이 안 된 곳도 있고해서 그런 곳에는 이력서를 내고 돌아오곤 했었습니다.

이력서 낸 곳 대부분이 서류전형에서부터 떨어졌는데 마침 한곳에서는 서류전형 통과했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무척 기뻤지요. 면접이 있는 날 기쁜 맘으로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마침내 제 차례가 됐습니다.

잔뜩 많으니까 동시에 네다섯명을 불러놓고 이것저것을 묻는 방식이었죠.

 

그날은 약간 추운 날이었나 봐요. 어지간 하면 가벼운 티를 입고 갔을 텐데 평소엔 잘 입지도 않는 돗바를 걸치고 갔었거든요.

이윽고 우리 차례가 오자 저는 그 순간만큼은 껄렁한 분위기를 감추고 조신(?)하게 잘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면접관 앞으로 줄줄이 난 자리에 앉자마자 돗바에 달린 점퍼를 올려 조신함의 정점을 찍을 참이었거든요.

 

그랬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놈의 점퍼에 뭐가 잘못됐던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겁니다.

평소에 늘 입었던 것이라면 점퍼에 초칠이라도 해서 부드럽게 해 뒀을 텐데…

 

'류중근씨! 뭐하세요?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어떡하실 거예요???'

'예. 그부분 어쩌고저쩌고 하렵니다'

'지금 뭐하세요! 고개 들고 말씀하세요!!!'

'예. 이렇고 있어도 다 들립니다. 저도 급하니까 그냥 말씀하세요!!!'

'…'

 

그해 전 면접이고 뭐고 물거품이 됐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제가 무슨 실례했습니까?

저딴엔 지들한테 잘 보이려고 갖은 애를 다 쓰면서 면접에 응했는데 그런 저의 성의를 무시하고 막무가내 떨어뜨리다니 원^^^

 

그 시절 광주에서 이것저것 다해봤는데 제 적성에 맞는 걸 못찾아서 광주를 떠나야 했답니다.

그래서 부산으로 해서 쭉 돌다가 대구까지 가게 됐는데 그곳에 정착하게됐지요.

그러고는 이듬해 어느날 면접 태도가 불량했던 놈들이 있는 그 회사에서 또 사람을 뽑는다는 연락이 광주에 있는 친구에게서 온 것입니다.

 

녀석이 모든 준비 다 마쳤다며 면접이라도 해보라는 거였지요.

대구엔 잠시 휴가를 내고서 광주에 들렀다가 전에 면접봤던 그 자릴 다시 찾았지요.

그렇게 해서 광주로 귀향하여 어쩔 수 없이 대구와 결별하게 됐습니다.

 

1987년과 1988년 사이 대구에서 만났던 분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 시절 예비군 훈련 나갔다가 칠곡 어느 농가에 보리 베주고는 국수 얻어 먹었는데 그 분들 얼굴은 잊었지만, 그 고마운 마음은 아직도 선연합니다.

 

 

~ 오줌싸개의 노래 ^♬ ~

 

 

당장에라도 가위를 가져와서 허리끈을 확 잘라버리고도 싶었습니다.

아니 그럴것도 없이 잡아 당겨서 끝어 버리고도 싶었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투두둑 0점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장에 쏟아내릴 것만 같았지만, 그래도 참았습니다.

 

너무나도 쏟아질 것 같기에 괄약근에 힘주는지 아랫배에 힘주는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빼고 잔뜩 웅크린 채로 참았습니다.

그렇게 구부렸기에 허리끈 꽉 조인 그 자리가 어떤 형태로 묶였을지 쳐다볼 수 도 없었지만, 어떡게 해서든 풀어보려고 안간힘을 다 썼습니다.

오로지 양손 손끝에 닿는 감각으로 묶인 줄 풀어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게 5분을 쥐어짰을까 10분을 쥐어쫬을까 드디어 허리끈이 온전히 풀어졌어요.

.

.

.

숨을 쉴 수도 없었습니다. 바지를 막 벗겨 내려는 순간 아랫쪽에서 움찔 우끅^^^

아무래도 한두 방울 새버린 느낌! 으으윽!!!

 

바지도 얼른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긴시간을 같은 자세로 꼼짝도 않고 숨도 제대로 못 쉰 채 온몸을 고정하고 손가락 감각이 전력을 집중했기에 어쩌면 그 탓으로도 몸이 굳어서 바지가 얼른 못 내려 갔을지도 모릅니다.

이윽고 쏴아~ 쏴아~!!!

 

모두를 비운 뒤 드디어 바지와 내의 그 다음에 팬티까지 완전히 내려서 세세히 살폈습니다.

아까 그 서글픈 감각 거짓이 아녔습니다.

 

내의가 검정색이라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주 좁고 길쭉한 길이로 3CM가량의 수로 테가 보였습니다.

당장에 모든 걸 벗고 그 자리서 나와했지만, 맘과는 달리 얼마나 지쳤던지 은근슬쩍 바지를 올리는 겁니다.

 

제 몸에서 그런 수로 또 만나기는 매우 어렵겠지만, 그건 분명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세상에서 가장 서글픈 훈장입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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