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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11 계단이란 게 꼭 아파트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계단이란 게 꼭 아파트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밴드를 눌렀는데 거기 흩날리는 태그에서 '계단오르기'가 눈에 띕니다.

'야~ 지금의 이 코로나 현실에서 단체로 계단 오르는 게 가능할까???'

그런 의구심이 먼저였지만, 그래도 눌러보네요.

 

'어허^ 한두 개가 아니구먼^^^'

 

가장 먼저 스치는 것이 우리 아파트 계단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늘 컴퓨터에 앉아 쓸데없는 거에 집중하다 보니까 아래쪽으로 불룩 튀어나온 펑퍼짐은 가보지도 않았지만, 서울 남산의 백배는 됐음 직도하고 일어설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욱신욱신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도 좀 전에 밴드에서 계단 오르기에 얼른 반응했는지도 모르지요.

 

20년쯤 됐는데 맨 처음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 왔을 땐 일주일에 두세 번꼴로 6, 7층 계단을 오르내리곤 했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도 않은 채 말이에요.

그러던 어느 순간에 '이 밤중에 이 시꺼먼 오밤중에 누군가와 맞닥뜨리면 상대가 누구든지 놀라서 나자빠질 텐데….' 갑자기 그런 느낌이 생겨서 밤중에 오르내리는 걸 일절 금했어요.

그런 다음부터는 늘 낮에만 오르내렸지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도 굉장히 위험한 놀이가 돼버렸어요.

계단을 오르거나 내릴 때마다 어디서 그 소리가 나는 지는 모르겠지만, 개 짖는 소리가 엄청나게 요란해지더라고요.

아파트에서 요란하게 짖는 소리(그것이 사람이 됐든 짐승이 됐든) 매우 불길하고 불편한 사태잖아요?

 

겨우 잠든 아가나 수험준비 중인 학생 혹시 취준생에게 그건 아마도 '악마의 지존' 그 이상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음식물 쓰레기나 일반 쓰레기 버리려고 오르거나 내릴 때 가끔 아주 조심스럽게 타(계단오르기) 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런 우리 아파트 말고도 '안전한 계단(? - 수상한 놈으로 의심받지도 않고 강아지가 짖지도 않는 그런 평화의 전당)'이 없지도 않겠지만, 선뜻 찾을 맘이 안 내킵니다.

 

이 맘도 지금은 비록 안 내키지만, 나중에 언젠가는 그런 계단이 없으면 그에 비견할 만한 다른 방도를 찾아 그거라도 해서 지금의 이 뻐근한 몸, 묵직한 다리를 조금이라도 활달하게끔 나설 때도 있을 거예요.

또 그래야 하고요. 한시라도 불안과 공포 없이 자연스럽게 너그러이 순응하려면 말입니다.

 

~ 유혹의 밤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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