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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13 쩝 사들인 지 넉 달도 안 됐는데 켜지지도 않네!

쩝 사들인 지 넉 달도 안 됐는데 켜지지도 않네!

 

날마다 쏟아지는 코로나 경고 문자가 낳은 소음 탓에 핸드폰 환경을 무음으로 바꾼 채 사는 요즘입니다.

그러기에 어쩌다가 한 번씩 핸드폰을 들곤 문자메시지며 못 받은 전화 목록을 지우곤 했거든요.

 

평소엔 열한 시쯤이면 먹는 아침이 오늘은 조금 늦어서 오후 네 시를 조금 넘어가데요.

마땅한 반찬이 없어서 뭘 먹을까 고심하다가 이웃에 사는 아는 형님(※ 박종현 - 광주지역노동조합협의회 초대의장)이 얼마 전 추석 선물로 보내주신 참치가 든 종합선물세트가 생각났지요.

 

순전히 참치일 줄 알았는데 포장한 상자 한쪽을 억지로 뜯고 안을 들여다보니 참치란 놈 말고도 햄도 들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방금 그 이름을 종합선물세트라고 제 나름으로 이름을 붙였지요.

 

벌써 오래전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으로 퇴임하시고 지금은 소득 무일푼으로 사실 건데 잊지 않고 선물까지 보내주시어 그 고마움은 말로 다 할 수도 없는 거였는데 여태 저는 전화 한 통 문자 하나 못 보냈었습니다.

그래서 그 첫술을 뜨기 전 이참에 고맙다는 한마디쯤이라도 전한 뒤 젓가락을 들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핸드폰을 찾아들었는데 이것이 언제 꺼졌는지 화면이 안 나옵니다.

계속 충천해 뒀기에 쉽게 꺼질 일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꺼졌으며 또 켜지지도 않습니다.

 

전원 버튼, 볼륨 버튼, 홈버튼, 이 모두를 섞어가면서 별 쇼를 다 해봐도 안 켜집니다.

배터리를 바꿔 끼우기도 하고 새로이 충전하여 100%가 된 놈으로 갈아 끼운 뒤 켜봐도 켜지지도 않고….

 

포기했습니다. 이놈 산지가 도대체 얼마나 됐을지 어떤 블로그를 검색해보는데 글의 제목만 있고 내용은 없더라고요.

아마도 그 글에 플래시란 말이 들어가서 얼마 전에 플래시 관련 글 몽땅 해치우면서 그것도 휩쓸려서 버려졌나 싶어요.

하여 그 글 제목을 쭉 긁어 복사한 뒤 플래시란 이름 탓에 물 먹지 않았을 만한 블로그에서 검색해보니까 이 핸드폰을 산 지가 넉 달도 채 안 됐습니다.

 

사양은 이번에 고장 난 것과 매우 닮았는데 그 가격은 2만 원쯤 더 비싼 놈으로 이번에 다시 주문해봅니다.

요놈도 날로 발전하는 첨단기기 속에서 평생을 가길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 기본(3~5년)은 갖췄으면 합니다.

 

갤럭시S20이 절찬 중에 이때 갤럭시S2, S4, S5로 마음 안식처가 분노와 힐링 사이를 밀고 당기는 저자신 꼴도 우습지만, 저 닮은 종족이 한둘이 아닐 거라는 것쯤은 짐작합니다.

 

기술이 좋아져 날로 새로운 세상사에도 소가 끌어 논밭을 가는 쟁기질 필요한 곳이 있을 거며, 또 드높은 산천까지 차가 올라다니고 비행기까지 오가는 최첨단의 교통로가 판칠지라도 반드시 사람이 제 몸이 빚은 힘으로 지게를 져야만 해낼 수 있는 운송수단이 존재할 거고,

저 아래 강이나 바다에선 그에 걸맞게 0.5t의 선박에 설혹 양수기와 같은 기계를 달았다고 쳐도 반드시 노를 저어야만 작업 가능한 수로나 수역이 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갤럭시S2 버전도 익히지 못한 숱한 인생(민중, 중생, 인민, 시민, 국민, 주민, 벗, 또래….)도 있을 건 보지 않아도 뻔한 걸 테니까….

그러니 제발 이번에 새로 산 놈 들어오거든 내 곁에서 오래오래 살아다오~~~

 

- 이번에 죽은 놈입니다. -

 

~ 형님 고맙습니다!!! ~

 

결국, 오늘 우리 형님께 고맙다는 인사도 못한 채 그로부터 한 시간이나 지난 때에 꾸역꾸역 느지막한 아침을 마셨답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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