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간만에 대숲을 마셨네
어제 오후엔 짬이 참 좋았습니다.
어떻게 해서 손목보호대와 발목보호대를 살필 일이 있었는데 양쪽 모두가 짝짝이로 헤졌더군요.
해서 요즈음 부쩍 그 출입이 잦아진 '천원 마트'를 찾아갔지요.
했더니 거기는 그런 게 없다네요. 혹시나 하여 살만한 곳을 물었더니 우리 지역에서 비교적 큰 병원이 있는 '보훈병원' 근처의 의료물품 파는 곳에 있지 않겠느냐며 반문합니다.
처음엔 그저 고맙다는 말로 대신하고는 무작정 그쪽으로 달려가려고 했답니다.
골목길에서 큰길에 들어서기 직전인데 자전거를 세워놓고 곰곰이 생각했지요.
그 자리가 부지런히 달려도 십분 남짓은 걸릴 거리였기에 차라리 검색해본 뒤 더 나은 방향이 없을지를 찾으려 한 것입니다.
휴대폰이 이러한 때 참 요긴하기도 합니다. '손목보호대 살 수 있는 곳' 이렇게 치고서 찾아보니까 그런 건 약국 아무 데서나 판다는 정보가 있더라고요.
얼른 자전거 돌리고서 우리 아파트로 돌아왔지요. 우리 아파트 상가들 안엔 약국도 들었거든요.
그것 낱개 짝짝이로 팔던데 생각보다 꽤 비싸데요.
제가 덤터기를 썼는지 그건 모르겠지만, 하나에 육천 원씩 두 짝에 만이천 원이나 들어갑니다.
집을 나설 때부터 미리 마음먹었기에 들고 나간 '안전 가방'에 집어넣고는 도로를 달려나갔지요.
물론 어디로 갈지 미리부터 결정했던 게 아니었기에 아버지 누워계시는 기나긴 비탈길의 '영락공원'으로 갈지 평평한 천변길(영산강 변)의 '담양 대숲 공원'으로 갈지 망설이긴 했지만, 그것도 오래 걸리지 않고 짧은 시간에 담양 쪽으로 가기로 작정했네요.
담양 쪽으로 가기로 말입니다.
그 어디로 결정했던지 오랜만이긴 하지만, 담양 쪽은 그야말로 한 해나 걸려들어 간 것 같았습니다.
그 자리 찾아가니까 분명히 거기서 운동(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했던 기억이 선명한데 가는 동안 컴컴한 대숲 안에선 서늘한 한기며 묘한 무서움(?()마저 들더라고요.
그래도 나중에 기억나는 확 트인 장소 들어서니까 그때야 푸근해졌지만…
또 한가지는 출발할 때 맘먹은 것만큼 더 깊숙이는 못 들어갔답니다.
그 길이 시멘트 농로처럼 생겼는데 어찌나 파였던지 차라리 비포장 길보다도 훨씬 불편했던 거예요.
그 길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렇게 곱잖은 길이었기에 제가 담양 쪽보다는 영락공원을 더 찾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시멘트 길에서 갓길 평편한 부분 지나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한참이나 아래쪽으로 구를 뻔했던 적도 있었으니까…
그런저런 이유로도 손목보호대나 발목보호대가 필요했었던 겁니다.
지금 생각하니 조금 비싸게 사들이긴 했어도 그것 사온 거 참 잘한 짓거리였네요.
그나저나 그건 그렇고 울퉁불퉁한 시멘트 길을 달리면서 며칠 전에 그 길 달릴 것을 예견이라도 했던 듯 두 바퀴에 바람까지 빵빵하게 채웠으니 그 얼마나 뿌듯했었는지…
아~ 간만의 대숲 향기 참으로 맑기도 했답니다.
곱고 푸른 대나무야~ 나중에 우리 또 만나요~
~ 대숲의 노래 - 01 ~
~ 대숲의 노래 - 02 ~
~ 대숲의 노래 - 03 ~
'짙은 녹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추야·손발아·몸통아~ 정상이 머잖았으니까 조금만 더 힘내자!!! (0) | 2015.11.14 |
---|---|
은행 옻 그리고 고추가 불량 애호박 돼버리다 (0) | 2015.11.12 |
문드러진 액정에 관해 묻고 싶습니다. (0) | 2015.11.09 |
내 맘에 쏙 드는 무료 플래시 앱 (0) | 2015.11.08 |
소금 좀 주워 먹다가 덤으로 덧붙여진 이야기 (1) | 2015.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