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다시 내걸었지.
태극기를 안 단지도 벌써 몇 년이나 됐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천하에 몹쓸 종자들이 태극기를 갖고서 장난치는 걸 본 그 순간부터 놈들 탓에 차마 태극기를 달 수가 없었거든요.
망령이 났으면 망령 회나 할 것이고 아주 나라가 망하기를 바랐다면 망국 회라 이름 지을 것이지 왜 하필이면 그 끝에 부대를 입혀 '망령 부대'는 뭐고 '망국 부대'는 또 웬 말입니까?
꾹꾹 눌러 참으면서 버텨 왔는데 오늘 아침 아파트 방송에서 '상해 임시 정부 100주년' 어쩌고저쩌고하면서 태극기 달아줄 것을 독려하데요.
방문 꽉꽉 닫은 방 안에 있었기에 처음엔 무슨 소린지 못 알아봤지만, 연거푸 하는 방송 중 두 번째 할 땐 귀 바짝 세우고 들었는데 그렇게 말하는 거였습니다.
그 소릴 알아듣자 더는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에 퍼뜩 늘 '뉴스타파(https://newsstand.naver.com/)'에서 내보내는 리영희 선생님의 말씀이 귓전을 스치기도 했고요.
'애국~ 뭐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진실입니다!!!'
그래서 얼른 태극기를 내다 걸었지요.
태극기를 걸면서 하얀 태극기 배경 곳곳에 벌겋게 녹물이 베인 것도 알아챘지만, 너무 늦었기에 인제 와서 그것을 빨아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얼마나 긴 시간을 태극기 내버려 뒀기에 그 모양이 됐겠어요?
어쩔 수 없지요. 오늘 밤에 그 태극기 걷게 되면 그놈은 물론이거니와 또 하나 있는 나머지도 꺼내서 함께 빨아둘 생각입니다.
태극기야 미안하다! 네가 무슨 죄가 있었다고 그 모양 그 꼬락서니 돼버린 거냐!!!
~ 상해 임시 정부 100주년을 기념하여 ~
'짙은 녹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객님의 기기변경이 완료되었습니다. (0) | 2019.04.25 |
---|---|
도량형 환산 스크립트를 한데 묶어놓은 문서에서 자바스크립트 오류를 찾다가 (0) | 2019.04.21 |
오늘 새벽에 네이버 로그인이 안 되니까 내 마음은 거의 초토화돼버리더라~ (0) | 2019.04.01 |
이야~ 드라마 보는 데는 광고 없지 속도 빠르지 이 브라우저가 젤이구먼^ (0) | 2019.03.30 |
엄청나게 커다란 걸 기대하면서 그래픽 드라이버를 지워보는데… (0) | 2019.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