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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25 흠뻑 물 먹고 사경을 헤맸던 핸드폰이 드디어 깨어났습니다.

흠뻑 물 먹고 사경을 헤맸던 핸드폰이 드디어 깨어났습니다.

 

난데없이 물 덮어쓰고 전원마저도 순식간에 나가서 황망했던 핸드폰!

어제 그 순간엔 정말이지 깜깜하고 아득했는데…

 

그런 환경에 빠지자마자 거의 동물적으로 직감했었습니다.

- 절대로 무리해선 안 된다.! -

- 가장 먼저 배터리부터 빼내자! -

- 강제로 열을 가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 상태에서 말리자! -

 

그런 의미에서 맨 처음엔 무조건 배터리부터 분리하고는 마른걸레(수건 쪼가리)로 젖은 부위를 깨끗이 닦아냈었죠.

그러고는 햇살은 미약했지만, 아직은 날이 훤한 상태였기에 창틀 유리창에 기대어 말렸었습니다.

 

이윽고 저녁이 되자 거둬와서 배터리를 넣고 전원을 누르니까 부팅이 가능했지요.

날아갈 듯이 기뻤는데 꽂지도 않은 이어폰이 자꾸만 뜹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려고 인터넷을 뒤지는 동안 요놈이 순식간에 돌변해서 난데없이 꺼졌다가 알아서 부팅을 시도하고 그러네요.

얼른 배터리를 뺐다가 다시 끼우니까 역시나 계속해서 부팅을 시도하는데 부팅은 되지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덜 말랐다 싶었습니다.

 

마땅히 둘 때는 없고 배터리를 빼낸 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그래도 좀 따스할 거로 여긴 보일러 배관을 여닫는 싱크대 아래 그곳 배관 위에 올려 뒀답니다.

그러나 우리 집은 거의 보일러를 때지 않기에 아침에 가서 핸드폰 만졌는데 썰렁하기만 합니다. 아무려면 그래도 제 방보다는 나았겠죠.

 

배터리를 넣어 봤어요. 부팅은 됐습니다. 그런데 소리가 안 납니다.

애초에 핸드폰의 손전등 기능을 이용하려다가 물 먹고 말았기에 손전등을 두 개나 달았는데 개중에 하나를 켜봤어요.

요놈이 열 받았던지 그걸 켜자마자 꺼지면서 부팅은 되지도 않고 계속해서 시도합니다.

- 이런 제기랄 말짱 허사였구먼!!! -

 

오늘 아침엔 웬일로 잠깐 날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얼른 핸드폰을 홀딱 벗기고서 창틀에 기대어 말려뒀답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선 뜯으면 무슨 방책이 있을까 분해도 해보고 그랬는데 마땅한 방책을 못 찾아서 그냥 다시 반쯤을 조립해서 여기까지 온 거였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밖을 내다보니 칙칙한 동태더라고요.

 

얼른 가져와서는 풀었던 나사도 다 조이고 긴장에 긴장 / 기대에 기대를 다 싣고서 배터리를 넣고 전원 버튼을 눌렀습니다.

'드륵!' 1초 뒤에 또 '드륵!' 계속해서 그러면서 부팅이 안 됐습니다.

얼른 배터리부터 뺐지요.

 

- 맨붕^^^ -

 

여기서 더는 해볼 것도 없고 해서 다시 배터리를 넣었는데 역시나 계속해서 '드륵!'

그쯤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요놈 전원 버튼 누르지도 않았는데 배터리를 넣자마자 그랬거든요.

 

- 옳다! 그럼 전원 버튼이 문제로구나!!! -

 

네! 아까 조립 끝내고 나서 보니까 바닥에서 볼륨이며 전원 버튼 막대가 뒹굴지 뭐예요. 요놈들 끼우는 걸 깜빡 잊었지 뭡니까?

그래서 벌어지지도 않은 틈새에 억지로 밀어 넣은 것이 제대로 장착되지 않고 그냥 눌렸었나 봐요.

 

그랬기에 전원 버튼을 손톱으로 깔짝깔짝했더니 부드럽게 부팅이 됐었답니다.

그렇게 부팅이 되자 그 즉시 손전등 웹부터 지워버렸지요.

구글 아이디 동기화도 됩니다.

내킨 김에 사진도 찍어 보니 사진도 나옵니다.

 

충전 선에 연결해서 컴퓨터에 연결하니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네요.

사진을 보니 딱 한 장이 들었습니다.

이놈이 세면대에서 물 먹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찍었던 사진이었군요.

포토스케이프에서 사진 정보(Exif)를 보니까 요놈 찍은 날짜가 지난 20일이더라고요.

 

~ 바로 이 물이 쏟아진 탓에 핸드폰이 흠뻑 젖었답니다. ~

 

좀 전에는 핸드폰 볼륨 버튼 눌러보니까 내려가기는 내려가는데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그것 이리저리 누르다가 어떻게 또 전원 버튼이 눌러졌던지 대번에 부팅을 다시 하네요.

아무래도 그것 틈새를 살짝 더 벌려서 두 버튼이 제자리를 찾게끔 무슨 수를 써야겠다 싶네요.

 

어쨌든, 물 먹은 핸드폰 이제야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건 저한테는 큰 뜻을 품은 묘령의 기운이 보내 준 ‘X-Mas’ 선물일지도…

 

누군진 몰라도 그대 고맙습니다~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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