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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과_회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9.25 자꾸만 미뤘던 걸 인제라도 후다닥 해치우고 나니 시원합니다.

자꾸만 미뤘던 걸 인제라도 후다닥 해치우고 나니 시원합니다.

 

웹 문서에서 다른 볼 것(일)이 더 많기에 그 안의 소스가 잘못됐는데도 자꾸 미뤘던 거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뭐냐면 '노래 연속 듣기' 웹 파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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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지 오늘 아침도 느지막이 일어나서 거실로 나갔는데 부엌이며 거실에서 뭔가가 자꾸만 발바닥에 밟혀 발바닥이 따갑습니다.

'도대체 이게 뭐지. 이게 뭐기에 이렇게도 따갑지???'

나중에라도 때(오전 열한 시)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할 테니 밥솥(전기압력밥솥)을 찾았는데 밥솥은 있어야 할 자리에 보이지도 그 곁으로 덩그러니 거기 들어갈 압력밥솥의 '안 솥'만 놓였습니다.

 

'도대체 밥솥은 어디로 갔나???'

거실 한쪽의 베란다로 갔는데 거기에 글쎄 밥솥을 씻었는지 해괴한 모양새로 엎어져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저런 궁금증을 안고 이내 제 방으로 들어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께서 밖에서 들어오셨습니다.

대뜸 제게 그러는 거예요. 마치 제가 뭔가를 크게 잘못하여 나무라는 듯이 말입니다.

 

'집안에 온통 난리가 났는데 방에서 꿈쩍도 안 하고 뭐 하고 있었냐!!!'

'그렇게 문 두드리고 처불렀는데 말이야!!!'

 

'…'

 

가만히 듣고 나니까 정말이지 황당하면서도 어처구니없는 일이 밤새 있었던 모양입니다.

 

저녁밥을 하려고 밥솥에 씻은 쌀을 붓고서 글쎄 아무리 물을 부어도 제 몫으로 차질 않고 자꾸만 새버리더라는 겁니다.

아무리 해봐도 안 되기에 제 도움을 받으려고 제 방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목청 터지라고 불러봐도 도무지 꿈적도 안 하더란 겁니다.

 

어쩌면 그 시간에 제가 자고 있었거나 방문하고 등을 진 채로 있는 컴퓨터 책상에 앉았기에 알아채지 못했을 거예요.

제 등 뒤에서 나는 반응은 일절 알아채지 못하니 제가 방 안에 있으면서도 반응이 없거든 휴대전화기가 아닌 집 전화로 전화를 해보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우리 어머니 그걸 까먹은 겁니다.

저는 또 방 안에 있을 땐 방문을 아예 검어 잠근 채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 그 이유는 그대께서 알아서 짐작하시길… 자유와 깊은 관련이 있는 까닭도 한몫하면서… -

 

막냇동생이 퇴근하면서 밥솥이 연로하신 어머니께 저지른 테러의 진상이 드러났답니다.

 

세상에 글쎄 밥솥 내부에 들어갈 안 솥도 넣지 않은 채 껍데기에 불과한 밥솥에 대고 쌀을 붓고 연거푸 물을 붓고 그랬던 겁니다.

지금 있는 밥솥이 아니고 예전 밥솥에서 저도 한번은 그런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는 유독 제가 과거에 저질렀던 그 부분을 하염없이 유난히도 강조하십니다.

 

동생과 둘이서 한참이나 밥솥을 흔들어 대면서 그 안에 박혔을 물이며 쌀을 쏟아냈다는데 그 탓으로 거실이며 부엌바닥이 그토록 제 발바닥을 괴롭혔던 거였네요.

저는 딱히 죄진 건 없는 거 같았지만, 그대롣 어머님한테 미안했습니다.

그보다는 두려웠습니다. '아~ 우리 어머니가 혹시???'

그런데도 애써서 제 과거 일을 들추는 걸 봤을 때 그게 오히려 좋은 조짐이라고 위안도 해봤습니다.

 

정오도 넘고 한시도 넘었습니다. 은근히 배가 고팠지요.

다시 부엌으로 가서 냄비에 라면을 넣고는 불을 붙이기 직전이었어요.

 

'아니지 밥솥을 손본 뒤에 아침을 뜨자! 그게 어쩌면 후련할 거야…'

베란다에 말려둔 밥솥을 들고 거실로 들어왔죠.

밥솥을 흔들어보니 아직도 뭔가가 후드득 떨어집니다.

 

공구함에서 드라이버며 펜치, 니퍼 등을 들고 다시 밥솥 앞에 앉았습니다.

그랬는데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고 큼지막한 십자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됐었습니다.

 

밥솥 밑에 박힌 고정 나사 네 개를 풀었더니 코팅된 열선(전선)만 빼고는 쏙 빠집니다.

딸깍 빼 박기 방식의 열선도 빼고 나니까 밥솥이 상하로 완전히 분리됐습니다.

 

제가 화장실에서 쓰는 커다란 대야를 가져와서는 밥솥 상부를 마구 흔들어댔죠.

거짓말 좀 보태서 너끈히 한 홉이나 쌀이 쏟아집니다.

완전히 다 빼내려고 저도 대략 10분 남짓은 흔들었을 겁니다.

흔들 때마다 그것이 어디에 박혔던지 자꾸만 나왔거든요.

 

진짜로 그 시간쯤이나 계속해서 흔들어대다가 문득 유심히 밥솥 안을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그랬는데 밥솥의 홈 파인 부분에 더덕더덕 쌀알이 박힌 게 보였거든요.

'아이고~ 저놈들이 범인이었구먼! 어이구 나쁜 놈들. 내가 가만두나 봐라!!!'

 

그제야 여태는 일절 십자드라이버 말고는 손도 까닥대지 않았던 송곳을 가져와서 그놈들을 파내기 시작했어요.

불과 2, 3분… 그 정도로도 충분했던 거였는데 그 속도 모르고 여태 흔들어댔던 철딱서니를 되돌아보니 흐흐 흑흑흑…

 

열선을 다시 꼽고 밥솥 상부에 너덜거리는 장치도 대충 자리에 맞게끔 배치한 뒤에 본래 밥솥이 놓였던 싱크대 위로 가져갔습니다.

전기를 꽂으니 일순간 잠깐 빨강 불이 깜빡이더니 이내 멈춰버립니다. '어! 뭐가 잘못됐나???'

금세 알아차렸죠. 아직 안 솥을 넣지 않았기에 그 어떤 반응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걸 말입니다.

 

안 솥을 넣고서 압력 게이지를 돌리니 곧바로 빨강 불이 들어옵니다.

다시 빼서는 300CC 정도의 물을 받고는 밥솥에 밀어 넣은 뒤 취사 버튼을 눌렀답니다.

 

그 시간을 확인하려고 가스레인지 가스 호스에 붙은 타이머를 켜고 2분에 맞췄지요.

그러면서 저는 냄비에 라면을 끓이려고 라면 하나 넣고 국수 반에반 줌쯤을 절반으로 싹둑 분질러 넣었어요.

그러고는 라면 스프도 작은 큰술에 세 개나 넣은 뒤 기다렸죠.

 

마침내 2분이 지나 가스레인지 가스가 차단되자 압력밥솥의 취사도 취로를 누르고는 안 솥을 꺼내 만져봤습니다.

미지근한 열기가 안 솥 밑에 댄 제 손바닥에 전해오데요.

 

그놈을 라면 냄비에 붙고서 수도꼭지에서 약간 더 튼 뒤 가스레인지에 올리고서 불을 켰답니다.

국수가 없다면 5분이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니까 6분에 맞추고서 제가 쓸 수저를 씻거나 밥상으로 쓰는 앉은뱅이 상을 펴는 등 늘 하던 나머지를 해 나갔습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가스레인지 타이머가 3분을 남겼습니다. 이 시간 쯤이면 젓가락으로 냄비를 저어 줘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아직 풀리지 않은 생 국수가 엉키거나 거기 거품으로 냄비가 넘쳐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는 죽상이 되는 겁니다.

 

냄비 내부에서 보글보글 물방울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젓가락을 넣어 적당히 국수를 풀어주고는 부피가 커지자 인제는 가스 불을 줄여서 그 랠런스를 맞췄지요.

 

그렇게 하여 오늘 아침을 두시쯤에 무사히 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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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그 밥솥으로 밥을 했을 텐데 저는 아직 뜨지 않았네요.

하여튼, 그보다는 그간의 몇 가지 변화(같은 노랜데 제목이 달라 중복했던 노래를 찾는 등)가 있었기에 그 파일(소스)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했음에도 여차여차한 까닭에 손대지 못했던 거 이번엔 바꾸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오늘 겪은 밥솥 사태가 이런 결심에 영향을 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먼저는 노래 파일들을 이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file2xls)는 놈을 '한셀'을 통해 정돈한 뒤 마지막으로는 'Acroedit'에서 손을 보며 완성했죠.

노래 숫자가 이전보다 약간 줄어들었습니다.

이 글 쓰는 내내 빵빵하게 들립니다. 물론 지금 헤드셋을 썼으니까 더 커도 괜찮다는 - 아파트 소음으로부터 안정권이라는…

 

~ 사랑^ 그리고 사랑 ♬ - 01 ~

 

 

~ 사랑^ 그리고 사랑 ♬ - 02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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