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세면대_팝업_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1.01.09 세면대 팝업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1

세면대 팝업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필요가 있어 세면대에서 쓰고 난 물 - 그냥 하수관으로 흘려보내기가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고심한 끝에 그 물을 따로 받아두기로 했었죠.

 

우리 지역 시장통에 있는 어느 건재상에 가면 건축 자재는 물론 각종 철물도 팔고 농자재도 파는데 거기엔 제게 꼭 필요한 주름 관(세탁기 배수관과 같은 크기의 호스)도 팔더군요.

가격대는 이 세면대 배수관 작업을 막 시작했을 땐 미터당 천 원씩 했었는데 요 며칠 전에 갔을 때는 미터당 천이백 원 정도로 올랐데요.

 

거기서 3m를 끊어다가 세면대 배수관에 끼우고 그 끝을 양동이가 닿을 수 있게끔 배치했었죠.

그때는 지금처럼 자동 팝업(세면대 배수 장치)이 아닌 쇠막대를 누르거나 당겨서 팝업 뚜껑(물마개)을 열거나 닫는 수동 팝업이었을 땝니다.

 

그걸로 몇 년을 써왔는데 늘 뭔가가 꺼림칙한 게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면요, 물을 빼려고 물마개를 열었을 때 말입니다.

이놈의 물이 쫙쫙 빠지지 않는 거예요.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닌 배수 호스 끝 높이가 배수 물을 받으려는 양동이 끝 높이보다 낮은 곳에 있어섭니다.

양동이에 물을 받으려면 당연히 호스 끝을 더 높은 위치로 올려야 했겠지요.

 

그리하여 생길 수밖에 없는 U자형의 트랩엔 평소엔 볼 수 없었지만, 이를 닦고 나면 저도 모르게 침전했던 음식물 찌꺼기 같은 게 쌓이기도 했었고요, 여러모로 불편했었습니다.

- 트랩[trap]: 악취가 나는 배수관 안의 가스가 역류하여 새어 나오는 것을 막는 장치 -

 

근본적으로는 그것들 각각이 갖는 수위가 압력 차이로도 그렇겠고 음식물 찌꺼기 탓으로도 물이 쫙쫙 빠질 수 없었겠죠.

그리하여 최근 들어서 어느 날은 기어이 이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죠.

 

그런 의미(높이로 인한 수압 차 장애를 극복하려고)로 시작했는데 쇼핑몰에서 여기에 필요한 자재(팝업)를 찾던 중 수동이 아닌 자동 팝업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견물생심이라고 그 순간에 깜빡 거기를 찾았던 본래의 목적을 까먹고 말았어요.

- 견물생심(見物生心): 어떤 물건을 실제로 보면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김 -

 

아무리 그랬어도 좀 더 세심하게 골랐어야 했는데 기왕 설치할 바엔 저렴하면서도 최고급을 설치하려는 욕심에 거의 칠천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물건을 사들이고 말았답니다.

그것을 배송받고도 세면대 자체의 복합적이고도 여러 곤란한 문제로 한참이나 뒤에 배수 기능이 작동하게끔 설치는 해냈지만, 이 자체가 애초에 이루고자 했던 본래의 의도가 아녔기에 내내 찜찜하더라고요.

그리하여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도 않았지만, 쇼핑몰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물건을 찾았답니다.

 

이번엔 저번처럼 겉멋 부리는 것 사양하고서 내실에 충실할 만한 물건 찾으려고 세심하게 살폈거든요.

그 결과 드디어 삼천 원대(배송비 포함해서 오천 원대)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답니다.

 

그걸 주문하고서 배송받자마자 뜯어서 훑어보니까 제 예상대로 이건 몸통을 잘라낼 수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야지 양동이로 이어질 배수관 끝이 양동이 수위보다 높은 쪽에 자리할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너무 서둘러서 잘라내려다가 쇠톱 날 하나를 부러뜨렸지요.

그것이 부러지고 나니까 정신이 들어서 쇠톱을 어느 방향으로 밀거나 당기는 데 중점을 둬야 부러뜨리지도 않고 부드럽게 이 강관을 잘라낼 수 있을지 고심해서 작업에 몰두했었답니다.

 

강관이 얇아서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5~7분쯤 걸렸을 거로 짐작합니다), 쇠톱과 강관이 마주쳤기에 톱날 끝이 강관을 지났을 때의 마지막 마찰음이 너무나도 크게 울려서 자르는 내내 신경이 곤두서데요.

아마도 그것 다 자를 때까지 쇠톱 날이 강관 위를 오백에서 칠백 회는 스쳤을걸요.

 

그렇게 해서 새로 산 자동 팝업이 짧은 길이로 정돈이 되자 기존의 자동 팝업을 뜯어내고서 새로 산 그놈을 끼웠답니다.

예상한 대로 세면대에서 내보낸 물이 순식간에 쫙쫙 빠져나가긴 했는데 문제는 물마개를 닫아도 물이 새버리는 겁니다.

- 뭐야 왜 이래? 도대체 왜 그러지??? -

 

그러나 언제까지나 여기에 매달릴 수 없었습니다. 일단은 배수 물이 쫙쫙 빠지는 거에 만족하고서 직전에 빼낸 자동 팝업을 어떻게 쓸지를 고민할 때였지요.

이 순간에 저는 쓰지도 않기에 아주 오래전에 동네 건재상에서 사 온 호수로 배수 호스만 깔아줬던 어머니와 동생이 쓰는 거실 쪽 화장실의 세면대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거기는 그래도 세면대 아래가 개방됐기에 유튜브 등지에서 보는 '팝업 교체 영상'에 나온 방식으로 작업해도 무방할 거로 미리 짐작했는데요.

 

그런 맘으로 필요하겠다 싶은 연장(작업 공구 - 스패너, 송곳, 드라이버 등등)을 챙겨 들어갔었습니다.

잔뜩 긴장하고서 연장 하나를 들이미는데 거기 본래 팝업이 없긴 하지만, 팝업의 흔적이 남았기에 그 흔적을 건드리는데 그 팝업 흔적에서 배수 호스가 툭 떨어져 버렸습니다.

팝업 흔적의 마지막을 어떻게 풀어낼지 고심 중인데 그 역시도 드라이버를 대자마자 얼마나 낡았던지 다 삭은 휴지처럼 부드럽게 빠지는 겁니다.

 

그 전체가 너무나도 가볍게 빠져나오기에 걸레 한 번 대 볼 틈도 없이 제 방에서 뜯어간 자동 팝업을 거기에 설치해 버렸지요.

이것은 애초부터 고급이었기에 주름 관으로 길게 뻗은 팝업의 가장 아래쪽 배수 호스가 그곳 배수관 자리에도 딱 맞았답니다.

그래도 흔들려서 배수 물이 널브러지지 않게 하려고 그 끝을 제 방에서 가져간 작은 빨강 벽돌을 받혀 거기를 마무리 지었어요.

 

부산물로 나온 예전 팝업의 찌꺼기며 이전의 낡은 배수관을 쓰레기 수거함에 넣어 버리곤 거기서 손을 씻은 뒤 연장을 챙겨 제 방으로 다시 들어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팝업 뚜껑에서 물이 새는 거 같긴 한데 그 해결책을 못 찾아서 팝업 부속품 중 그것 뚜껑(팝업 물마개)만 파는 곳이 없을지 한참이나 쇼핑몰을 뒤졌답니다.

그런데 어디에도 제가 원하는 데는 없습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제사 샀던 본체보다도 그 뚜껑만으로도 더 비싸더라고요.

허허~ 배보다 배꼽이 더 비싼 폭이잖아요.

 

그래서 포기하고서 이미 설치한 팝업을 뜯어내기 시작했지요. 그런 다음 다시 조립했는데 이번엔 무슨 까닭인지 물 새는 양이 대폭 줄었습니다.

오호!!! 문제는 기계가 아니라 나의 설치 방식에 있었구나!!!

 

다시 뜯어냈지요. 그러고는 팝업의 뚜껑까지 모두 풀어서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거기엔 패킹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도 얇아서 쭉쭉 늘어나고 어떻게 잘못하면 그냥 터질 것만 같은 그런 패킹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었거든요. 아무래도 조립하면서 그것이 너무도 얇아서 조립하는 과정에서 씹혀 패킹 구실을 못 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지요.

 

그랬기에 설치하면서 최대한 조이는 악력(공구 없이 손힘만으로 채웠다)에 영향을 덜 받게끔 최대한 위쪽으로 밀어 올린 뒤 조립했습니다.

그런 뒤에 물을 틀어 확인해 보는데….

 

- 쫙쫙!! 아주 경쾌합니다. 얼른 팝업 뚜껑(물마개) 닫아보는데 물 새는 거 일절 없습니다. -

성공^ 성공! 대 성공입니다~

이 작업을 시작한 지 아니, 이 모양새 꿈꾼 지 며칠 만인지 아니 그보다도 몇 년 만인지는 몰라도 드디어 세면대의 물 쫙쫙 내리는 거 성공했습니다.

 

~ 세면대를 위하여 - 01 ~

제 방의 세면댑니다.

 

 

~ 세면대를 위하여 - 02 ~

어머니와 남동생의 세면댑니다.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