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무게 85킬로 안 넘었다!!!
그 시각이 제때도 아녔지만, 밥 먹지 않은 채 쟀으니까 그랬을까?
아침들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겨버린 정오를 막 지났을 때입니다.
일어나서 찌뿌둥한 몸을 개고는 일단은 화장실부터 다녀오려던 참이었습니다.
거기 화장실에서 꼭 필요한 용무를 보고 나니까 아무래도 샤워해 버리는 게 오늘 하루도 개운하게 출발하겠더라고요.
샤워라고 해봐야 머리 감는 게 주업이고 그 나머지가 그야말로 그 밖의 몸통 후다닥 훔치는 것이 전부니까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습니다.
수건으로 머리 터는 중인데 거울에 비친 제 모습에서 문득 거실에 놓인 디지털 저울이 스쳤습니다.
하여 깔끔하게 닦은 뒤 체중을 재고 싶었습니다.
작년엔가 재작년에 동생이 사 들고 온 저울이었는데 몇 년 전 인천(부평에 사시는 사촌 누님댁)에 갔을 때나 그때나 제 몸무게 84킬로 때에서 오갔습니다.
입은 옷이 조금 두꺼우면 85킬로대에 들어가고 얇고 헐거우면 84킬로대 대신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거기다가 뱃속마저 비었을 땐 83킬로대로도 나오는 겁니다.
오늘 아침(정오를 조금 넘긴 시간대)엔 솔직히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았어요.
저울은 어차피 거실에 있으니까 맨몸으로 나갈 순 없잖겠어요?
하여 저울만 가져오면 곧바로 벗겠다는 심경에 상의 내복에 팬티 하나만 걸치고 빼꼼 내다보다가 얼른 가져올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문을 살짝 밀어서 바깥 동정을 살폈더니 시간이 시간인지라 어머니 이미 바깥에 나가시고 집안엔 저 혼자뿐인 거 있죠?
안심하고서 당당하게(?) 거실로 나가서 저울에 올라 타 봤습니다.
디지털 저울인데 거기 올라서서 대략 5초쯤 가만히 서 있으면 저울 숫자 눈금이 깜빡이다가 멈춘다는 저울입니다.
저는 눈이 나쁘잖아요?
그러니까 선 채로 저 밑의 저울 눈금 판단할 시력이 안 됩니다.
그럴 뿐만이 아니라 몸이 흔들리니까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부동자세 유지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서서 재보는 것 계속해서 시도했답니다.
시도할 때마다 저울 들어보면 어느 사이 몸이 흔들려서 그것 디지털 눈금 0.0(영점 영)에 있고… 으흐흐…
네다섯 번 만에 드디어 제대로의 눈금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거의 기적적인 눈금 83.85kg을 찍어서 말이에요.
이 정도의 눈금 정말이지 기가 막힐 눈금입니다.
거기가 거실이었으니까 그럴 수도 없겠지만, 만약에 방으로 가져와서 팬티도 벗고 웃통도 벗었다면 저보다도 더 낮은 눈금이 나왔을 게 아녀요!!!
몸무게 따위엔 일절 관심도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제 몸이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기럭지(길이를 뜻하는 충청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의 사투리)라도 있다면 8, 90킬로가 별것도 아닐 테지만, 제 키 말 그대로 도토리 바로 그것이거든요.
무서워서(?) 아직 제대로는 한 번도 안 재봤지만, 틀림없이 제 몸에 고혈압도 있을 겁니다.
당뇨가 있을지도 몰라요. 모른 채 조용히 죽길 바랐습니다.
그랬는데 인제는 조끔 달라졌어요.
다른 건 몰라도 - 체중만큼이라도 더 늘어나지 않게끔 신경 써보자! -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 몸에 체중이 늘어나는 건 그만큼 제가 게을렀던 탓도 한몫하리라고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무섭기도 하네요.
제가 저 자신에게 내리는 지금의 이 경고(?)가 언제까지고 체념으로 가지 말고 한 계단씩 더 나은 방향으로 이어지길 소망하면서 이 글을 맺으렵니다.
내 사랑 중근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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