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 Lite 아무리 무료라지만, 거슬리긴 거슬립니다.
아주 오래전(2006/12/07)에 겪은 산재 탓에 장애를 입고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에 치료를 이어가는 동생이 있습니다.
그 동생이 물리치료에 필요한 기구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래서 해당 제조사에 문의했더니 물건을 택배로 보내 달라고 그랬거든요.
집안 사정이 워낙 안 좋으니까 우리 동생 그 몸으로도 절룩거리면서 예전에 사고가 났던 그 직장을 여전히 출근합니다.
그런 탓으로 제가 동생 이름으로 택배도 보내고 그에 따른 사무를 보는 중이었지요.
택배를 받은 업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 이거 많이 망가졌네요. 이것저것 다 해봐도 쉽지 않은데 완전히 수리하려면 대략 십오륙만 원쯤 들겠습니다 -
- 그거와 같은 신제품도 십오륙만 원에 팔고 있는데 어쩌시겠습니까? -
… 내 참^ 이거 말이야 소야??? …
- 아니 뭐라고요? 그럴 바엔 아예 새 놈을 사지 수선할 필요가 뭐 있습니까? -
- 그러고 실은 그 물건의 주인이 아니고 형이 되는 사람인데요, 동생과 상의한 뒤에 알려 드릴게요 -
저녁에 동생이 퇴근해서 들어오자 그걸 말했더니 더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곧바로 그럽니다.
-그냥 그것 새 걸 달라고 그러지 그랬어요? -
산재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영점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그렇게 튀어나왔겠어요?
함께 살면서도 그 아픔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저 역시도 무척 못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미안할 따름이었어요.
어쨌든, 물건을 파는 사이트에 들어가 봤습니다.
실은 낮에 전화로 들었던 소리(가격대 부문)가 얼마나 정확했을지 그것도 몰랐기에 일단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아닌 게 아니라 그 물건 그 가격대에 팔고 있데요.
제 통장 사정도 모르는 동생 녀석이 그랬습니다.
- 형 돈으로 우선 사 놓고 나중에 나한테 청구하소~ 응??? -
여분의 돈으론 일상이 위급했기에 얼마 전엔 들었던 적금을 깨러 갔는데 깨지 않고도 적금한 돈 일부를 빼낼 수 있다는 은행 직원의 조언으로 당시에 일부를 빼서 자유 저축통장에 옮겨 뒀었거든요.
마침 그것이라도 있어서 융통할 순 있겠지만, 그나마 한시적입니다.
어쨌든 인터넷으로 자금 이체를 하고 그러려면 '안랩의 어떤 프로그램'이 강제로 깔리곤 했었습니다.
안 그래도 물건을 주문하고서 돈 계산을 하려니까 뭔가를 설치할 거냐고 묻습니다.
- 알았어! 알았으니까 내 알아서 설치해주마~ -
당연히 안랩의 어떤 걸 거로 짐작하고서 컴퓨터에 받아뒀던 무료 프로그램 'V3 Lite'를 설치했지요.
그랬더니 열린 브라우저를 다 내리고 컴퓨터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알림창을 띄웁니다.
하는 수 없이 해당 사이트에서 하던 작업을 멈추고 모두를 닫은 뒤 컴퓨터를 다시 켰지요.
그러고는 아까 들어갔던 사이트에 다시 접속한 뒤 사려던 물건을 계산하려는데 이번에도 역시 뭔가를 설치할 건지 묻는 겁니다.
- 어휴 내가 아까 헛다리 짚었구나!!! -
도리 없이 그것을 설치하고는 맘먹은 대로 물건을 주문했답니다.
그건 그렇고 요놈 'V3 Lite' 아무리 무료라지만, 컴퓨터 켤 때마다 벌떡 광고창을 띄우네요.
거슬립니다. 무척 거슬립니다.
~ 사랑 사랑 사랑이로구나 ~
윈도10에는 보안 도구로 'Windows Defender' 코너가 있으니까 저런 따위 굳이 필요치도 않은데 은행 등의 금융 사이트에선 왜 굳이 막무가내로 설치하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V3 Lite' 등 시중의 백신이 돌아가면 'Windows Defender'가 뒤로 물러서거든요.
하여튼, 신경에 거슬리니까 'V3 Lite' 지워야겠습니다.
그놈 기왕에 깔았는데 필요할 때만 다시 켜는 것(설정 - 윈도 부팅 시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 나중에 진짜 금융 사이트에선 작업할 땐 죽여 놨다는 걸 깜빡 까먹고 하던 일을 망치곤 했었으니까…
오늘은 차라리 지워버리고 혹여 나중에라도 금융 업무 보려거든 그 사이트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겠습니다.
그쪽에서 까는 프로그램은 또 같은 '안랩'에서 나왔지만, 저렇게 망측한 광고는 없었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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