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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28 핸드폰 주소록 바꾸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던데…

핸드폰 주소록 바꾸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던데…

 

지난 겨우내 입었던 외투의 지퍼 끝부분의 길쭉한 쇠붙이가 언제라도 떨어질 듯이 달랑달랑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만 교체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그냥 아무나 들고 다니는 가방에 달린 지퍼나 주머니용 지퍼처럼 그 끝이 닫힌 지퍼는 많았지만, 제 옷처럼 개방된 지퍼는 안 보인 겁니다.

 

인터넷도 뒤져보고 우리 동네서 갈만한 곳은 다 들르면서 마지막으로 들렀던 곳이 우리 지역 '다이소 점포'였는데 그곳에서 마저 안 보이니까 그 실망감은 무척이나 컸습니다.

허탈한 기분으로 들어오면서 혹시나 하는 맘에 우리 아파트 우리 동 헌 옷 수거함을 슬쩍 쳐다봤습니다.

그곳엔 가끔 제 외투와 그 크기가 딱 맞는 점퍼 같은 게 나오거든요.

 

실은 며칠 전에 우리 동 말고 옆 동 헌 옷 수거함에서 그런 옷가지를 보긴 봤었는데 못 본 것처럼 일부러 피했습니다.

왜냐면, 전에 어디선가 들었는데 그 옷은 버려진 옷이 아니라 깨끗하게 손질해서 가난한 나라에 보낸다는 말을 들어섭니다.

실제로 그렇다면 괜히 찔리잖아요. 그랬었는데 그 허탈한 날은 우리 동 수거함에서 그 비슷한 옷가지를 봤는데 이건 찔리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낯이 두꺼워지는 겁니다.

 

거기서 꺼낸 옷가지에서 점퍼 부분의 길쭉한 쇠붙이를 입고 있던 제 외투의 점퍼에 꽂아 봅니다.

그런데 이것 잃어버린 짚신이 제짝을 만나기라도 했던 듯 쏙 들어가고 찰떡같이 딱 맞지 뭡니까?

잽싸게 꼬깃꼬깃 감싸서 들고 와서는 잽싸게 길쭉한 쇠붙이 부위를 잘라냈어요.

 

마찬가지로 제 외투에서도 그 부분을 잘라내어 바늘로 숭숭 꿰맸지요. 쏙 들어가고 지퍼가 끝내줍니다.

그런데 자꾸 올렸다가 내리길 반복하니까 그것 이음새 부분이 헐거워졌던지 자리서 지퍼가 빠져버립니다.

어휴~ 이러면 안 되는데…

 

얼른 가까운 마트로 가서 강력한 순간접착제를 샀어요. 그러고는 지퍼를 채우지 않고 분리해서 거기 이음새 부분에 그것 접착제로 몇 번이고 발랐답니다.

접착제가 워낙 강한 거라서 그것 바른 지 5분도 안 됐는데 거기 이음새 부위가 하지 않았을 때의 헐거운 부분은 온 데 간 데도 없이 단단한 철판처럼 돼버렸습니다.

아차^ 이것 내가 실수했구먼!!! 접착제를 바르기 전에 지퍼를 채운 채로 바르면 어떨지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랬다간 자칫 접착제가 흘러서 지퍼 날에까지 묻는다면 서로 엉겨 붙어 빼도 박도 못 할 거 같았습니다.

그랬기에 분리한 채로 접착제를 묻혔던 건데 아무래도 제가 너무 과했나 봐요.

 

이젠 이음새 부위의 날 간격이 안 맞아서 그 자리서 더는 진행할 수 없는 겁니다. 아무리 힘을 줘도 안 되겠기에 도리없이 니퍼에 지퍼 끝을 물고서 잡아당겼더니 이음새 부위를 건너뛰고 나오긴 했는데 지퍼가 서로 결합하지 못한 채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지퍼 입이 너무 벌어져서 다시 아물려고 했더니 인제는 아예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아~ 나 이런 참 ㅋㅋㅋ…

어쩔 수 없이 헌 옷 수거함에서 가져온 옷에 달린 지퍼 대라기를 빼서 제 옷에 꽂아보긴 했는데 옴짝달싹도 안 하는 건 여전했어요.

 

에이~ 어쩔 수 없다! 긴급재난 지원금도 받고 그랬으니 이참에 돈 좀 들더라도 세탁소에 맡겨서 갈아버리자!!!

우리 아파트단지 반경 100m 안에서도 세탁소 네댓 군데는 있을 텐데 제가 워낙 눈썰미가 없으니 그마저도 인터넷을 뒤져서 찾았습니다.

아파트마다 다들 한두 개씩의 세탁소가 있네요.

 

우선 가장 가까운 쪽 세탁소부터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네! 뭐라고요?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어요!!!'

'네. 알았습니다. 제가 지금 그곳으로 찾아갈게요!'

 

그 전날에 다이소에 전화했을 때도 그곳 점원이 제 말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좋은 발음을 내기엔 제 몸 상태가 안 좋은 것도 뻔히 알기에 아주 느린 말투로 천천히 말했는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도 직접 나섰던 거였거든요.

그랬었는데 세탁소마저도 그러니까 그쯤에서 제 핸드폰 맛이 갔다는 걸 짐작했습니다.

 

외투를 걸쳐 들고서 세탁소를 찾아갔는데 꾀 비용이 들 거란 걸 인지하라면서 주의를 환기하더니 옷을 살피면서는 이건 교체할 수도 없다고 그럽니다.

지퍼만 교체할 거면 해 보겠는데 그사이에 스냅 단추(똑딱이 단추)가 있어서 어렵겠다고 했습니다.

그걸 떼 버린 채 지퍼를 달 수는 있겠지만, 그 자리가 매우 보기 흉할 거라면서 그런 모양새로 해줄 순 없다는 겁니다.

 

또 어쩔 수 없이 옷가지 걸쳐 들고서 터벅터벅 돌아오는 길에 손아래 동생한테 문자 한 통을 넣었습니다.

이만저만 해서 지퍼가 나갔는데 네가 잘 아는 세탁소 어디쯤 있니? 거기도 긴급재난 지원금 카드를 받을는지는 모르겠다만, 위치라도 알려주렴.

 

5분쯤 걸렸을까요? 집에 들어왔는데 동생에게서 답글이 왔습니다.

'제가 고쳐다 드릴게요!'

'아이고 그래. 고맙다!!!'

 

그러고는 잠들었는데 자고 났더니 거실 소파에 걸쳐뒀던 외투가 안 보입니다. 동생 놈이 어느새 다녀갔나 봐요.

형은 어쩌자고 이렇게 접착제를 쏴서 이것 쉽지 않을 거라며 투덜대면서 갔다고 우리 어머니 제게 전해줍니다.

 

그나저나 저는 통화가 불가능한 핸드폰(SHV-E120S)을 걷어차고 플래시가 없어 불편하지만, 통화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다른 핸드폰(엘지 와인 스마트 재즈- 엘지 폴더폰)을 살려야 했습니다.

창고에 깊숙이 묻어뒀던 놈을 끄집어내고는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해서 모델이랄지 일련번호 등을 메모장에 따로 쓰고는 제가 쓰는 통신회사 홈피로 가서 '기기변경'을 시도했지요.

 

그렇게 해서 기기를 바꾸긴 했는데 연락처가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그럴 뿐만이 아니라 그 연락처 숫자도 이거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는 몰라도 몇 가닥이 안 됩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에 컴퓨터에 백업해 뒀던 연락처를 찾았는데 요놈이 2014년도 치라서 그사이에 변한 연락처는 다 헛물이 될 판입니다.

왜냐면 그걸로 고쳤으니까요.

 

그런데 요것(CSV 파일) 메모장으로 열었을 땐 한글 완전히 깨져서 전혀 못 알아보겠던데 다른 에디터(EditPlus 또는 EmEditor)를 쓰니까 그냥 보이더라고요.

전에도 언젠가 그런 일이 있어 인터넷 뒤졌더니 메모장의 인코딩(UTF-8)을 바꿔서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면 깨진 글 복원할 수도 있다는 인터넷 정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뿔 한 번 깨진 한글은 절대로 회복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대로 덮은 채 얼른 다른 에디터를 꺼냈던 겁니다.

 

그러나 그것 그따위 에디터로 풀 일이 아녔어요. 그냥 그대로 둔 채 한글과 오피스의 한셀로 열 일이었습니다.

가장 먼저는 구글에 이미 동기화된 핸드폰이니까 구글을 열고 로그인한 뒤 주소록을 열었습니다.

짐작한 대로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해서 주소록에 있는 모든 것을 어렵게 정말 어렵게 손질하여 모조리 지워버렸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이번에 주소록을 갱신하면서 저지른 실수 중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엉망진창이 됐든 말든 제대로 갱신하려면 그놈을 제 컴퓨터에 내려받은 뒤 제 컴퓨터에서 고쳤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랬었는데 당시엔 화가 나서 모조리 지우는 데만 온 신경을 다 썼지요.

주소록이 엉망이 됐을 땐 지우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녔던 터라서…

 

어쨌든, 당시엔 그런 실수를 범했으면서도 그걸 몰랐습니다. 대신 한셀만을 믿고서 거기 비록 오래됐지만, 그 주소록을 고치기 시작했지요.

본래의 주소록을 그대로 쓰기엔 '빈 열'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것들 모조리 지워버렸고요, 순전히 영문으로만 된 1행 부분의 제목(Name, Group Membership, Phone 1 - Type 등등)들도 모조리 한글로 바꿔 버렸답니다.

그렇게 저장하고서 구글 주소록에서 '가져오기'를 하니까 핸드폰에 그 주소록이 모조리 올라갔습니다.

 

정말 깔끔하데요. 그러나 개뿔!!! 거기서 끝입니다.

주소록에 이름, 그룹, 전화번호 다 나왔는데도 그 어떤 걸 눌러도 전화 연결이 안 됐던 겁니다.

아이 쌍^^^ 뭐가 이래!!!

 

곰곰이 생각하니까 그걸 해결하려면 전화 연결이 가능한 단 한 줄이라도 본보기가 될 주소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즉시 하나를 만들었지요. 그러러 고는 그걸 내보내기로 해서 컴퓨터에 내려받은 뒤 한셀로 열었습니다.

그러고는 맨 윗줄의 제목 행에 마우스를 찍고는 복사해서 이전의 순 한글로 바꿨던 불량한 주소록의 그 행에 마우스 대고 붙여넣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것이 주소록 갱신하면서 저지를 두 번째 실수입니다.

기왕에 복사해서 가져올 거면 불필요한 열은 다 지운 뒤 가져왔으면 편했을 텐데 지우지도 않고 그대로 가져왔으니 붙여넣은 행에서 불필요한 셀 없애느라고 애 좀 먹었지요.

지금 생각하니 그 역시도 실수했던 거였네요.

 

맨 처음 복사한 첫 행에 다시 붙여넣고서 밑에 달린 것 달랑 한 행밖에 없으니까 그 자리서 제거한 뒤 복사해 와서 현재 엄청나게 늘어난 행 자체를 삭제해 버리고 행 하나를 추가한 뒤 그곳으로 붙여넣었으면 천하에 쉬웠을 텐데 어구~

 

좀 전에는 이 글을 쓰려고 한셀의 그림으로 뜬 부분을 들여다보다가 집 전화 하나가 핸드폰 열에 든 것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얼른 한셀에서 그 부분 연속 삽입으로 오른쪽으로 밀어내어 그 위치를 잡아줬죠. 당연히 구글에서 기존 주소록 지우고 새로 짠 주소록으로 바꿔 쳤답니다.

 

아무튼, 한셀 덕에 많은 것 배웁니다. 또 이번에 주소록 갱신하면서 어렸을 적 동네 친구(시골 친구들) 연락처도 찾아내어 새삼스럽게 쏘아 올립니다.

아휴~ 좋아라~ 친구들아! 사랑해~ ♣♣♣♣♣♣♣

 

~ 좋은 건 따지지 말고 그냥 좋은 거야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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