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창 전체 방문자 수 → 홈페이지 오늘 방문자 수 → 방문통계 어제 방문자 수 →

'불알_거죽'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6.02 터럭 거둬냈더니 시원하네요. 아랫도리!

터럭 거둬냈더니 시원하네요. 아랫도리!

 

하던 일 멈추고서 커튼을 살짝 들췄더니 창밖이 제법 훤합니다.

밤낮 바뀐 지도 꽤 됐는데 요번 생체사이클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길게 늘어지네요.

컴퓨터에 너무 오래 앉았겠다 싶으니까 이참에 아예 일어나서 두 창문 각각에 드리운 커튼들 벗겨내고 창문마저 열었습니다.

 

내친김에 거실에 나갔는데 식탁 위에 웬 지폐 한 장이 보입니다.

만 원짜리 같았는데 그거가 뭔지를 모르겠으니까 일단 만지지 않고 그대로 뒀지요.

늘 그렇듯이 현관문 잠금 고리를 먼저 풀고는 앞뒤 베란다 앞뒤 베란다 창문도 열어서 환기부터 시작해둔 뒤 들어왔어요.

현관문에 다다를 때 어머니 방문도 살피면서 기척 했더니 어머니도 일어나 계십니다.

 

지금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가져온 천문스티커(?)를 보니까 오늘 아침 해 뜨는 시각이 다섯 시 십구 분으로 나왔습니다.

아침 그 시각이 다섯 시를 조금 넘었을 시점이니까 제법 동이 터서 밝았을 시점이 맞습니다.

 

막냇동생 아침 출근 준비 늘 어머니 몫이거든요. 식빵 하나 굽고 달걀부침 하나가 전부이지만, 이런 모양새 평일에 우리 집 아침의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동생이 나간 뒤 어머니가 그럽니다. 시골 작은아버지께서 어제 마늘 보내시겠다는 연락이 있었는데 그것 들어오면 택배비로 쓰라고 동생 놈이 내놓은 돈이랍니다.

그러니까 오늘 낮에 그것 들어오면 계산하라고 하십니다.

 

큰일(?) 났습니다. 돈 한 푼 안 되는 쓸데없는 일이지만 그 어떤 거를 하든지 온 신경 집중해서 하고 나면 나중에 그 피로도가 엄청났었거든요.

그 피로도는 밤낮이 따로 없습니다. 수백 개의 단순반복 작업이 별것도 아니면서 그 피로감은 엄청났습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어느 날 갑자기 터져버린 뇌병변 장애 탓으로 그 압박이 커진 탓일 거예요.

 

요즘 초등학교 어린애들도 가능할 아주 간단한 산술 계산도 그 원리를 모르겠고 특히나 공간(도형)에 대한 부분은 온·오프 어느 상황에서도 감이 안 잡힙니다.

자전거 몰고 집 나갔다가 우리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돌아오는 길을 못 찾아 엄청나게 헤맨 뒤에 되돌아오곤 했었으니까 말이어요.

나중엔 스마트폰에 나온 지도를 활용해서 그나마 조금 좋아지긴 했어도 스마트폰에서의 그 자리와 현재 위치와의 공간 매치가 안 되어 그것 꾀기까진 상당한 스트레스가 더해야 확인하곤 했었지요.

 

이 모든 것 뇌병변 장애가 그 원인이 아니겠어요?

 

어쨌든 어떡하든지 잠들지 않고 버텨내서 택배가 들어오면 받아내야 했습니다.

하필이면 오늘이 어머니 학교급식 도우미(노인 일자리 창출 어쩌고저쩌고해서~)로 학교에 출근하는 날입니다.

열 시 반을 넘어 어머니마저도 보내고 나니까 경계심이 없어져서 언제라도 몸만 붙이면 잠이 들것만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어머니 말씀으로는 오전에 오지 않고 늦은 오후에 들어올지도 모른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더욱 긴장을 풀어버리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참아보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내겠다는 각오가 깊었기에 그런 까닭에 떠올렸던 거가 면도입니다.

사타구니 면도 말이에요. 요즘 들어서 부쩍 그 자리 가렵기도 했었고요. 오줌 누면서 때로는 거기 터럭 탓에 그랬던지 대가리에 힘이 없어 그랬던지 쪼개진 사출 팁이 변기 윗부분에 쏘거나 허벅지를 때리곤 했었으니까…

그럴 때마다 정말이지 뒤집히잖아요? 굳이 안 해도 할 분량의 일이 더해졌으니까…

 

오늘은 꼭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맨 처음 벌초 작업에선 터럭이 너무 기니까 면도기 쓸 수는 없을 테니 어쩔 수 없이 가위를 갖다 대야 하잖습니까?

그럴 때 절대로 터럭들 얼른 베어내려고 잡아당겨 싹둑 잘라선 안 된다는 이야기 그것 말입니다.

저 오늘 하마터면 고추고 불알이고 난도질 낼 뻔했습니다.

 

고추 껍질도 얇지만, 불알 껍질은 또 얼마나 얇고 부드럽습니까?

차라리 고추 대가리 이리저리 젖히면서 가위질 한 번에 터럭 한 알 베어낸다는 심정으로 아주 느긋하게 벌초함이 정답일진데 그게 생각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잡아당기는 걸 멈춘 대신 어떡해서든 모아서 잘라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요. 대낮에 그것도 그러다가 만약 택배 연락이라도 들어오면 어떡합니까?

 

마음은 급하고 고추·불알은 살려야겠고… 그런저런 상황에 부닥치게 되니 몇 번이고 싹둑 직전에 멈추어 다행히 살려냈답니다. ㅋㅋ…

초벌 벌초가 끝나니 드디어 전동면도기를 대어 한참을 쓱싹쓱싹 문질렀지요.

그랬더니 아랫배 쪽처럼 단단하고 반반한 부위는 깔끔해지던데 역시 가위로는 대단히 난코스인 불알 아래쪽 부위는 기다란 터럭이 군데군데 남아 깔끔하질 못합니다.

 

그랬음에도 그런 자리 가위 번갈아 대어 최대한 깎아보려고 했었답니다.

그리고는 샤워했지요. 샤워하면서 아까 싹둑 하려다 만 자리가 얼마나 다행이었는지를 너무도 뼈저리게 확인합니다.

그런 자리마다 생살 에이듯이 죽을 만큼 아팠으니까… 그렇기는 했지만, 동강 잘라낸 것 아니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흐흐^ 불알·고추야 오늘 고생했어^^^ 어휴 예뻐라♬

 

-----------------------------------------------------------------------------------------

 

이렇게 사타구니 면도 한지가 아직 한 해도 안 지났는데(작년 6월 27일 마지막으로 했음)
그 감각도 없어서인지 꼭 몇 년 만에 한 것만 같네요.

 

아차! 깜빡했습니다.
저녁 여덟 시가 넘은 지금까지도 시골에서 보냈다는 마늘 택배는 소식이 없습니다.

어쩌면 내일 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아픈 몸으로 어렵고 힘들게 지으셨을 텐데…

작은아버지·작은어머니 고맙습니다!!!

 

 

Posted by 류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