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추억을 나들이해볼까 했었는데…
오늘 낮엔 무척 나른하더라고요.
졸음도 쏟아졌고요.
이럴 때 집에만 처박히면 틀림없이 허튼짓만 할 것 같기에 무작정 집을 나서기로 했답니다.
처음엔 어디로 갈까 망설였었는데 이내 그 경로가 잡히더라고요.
최근 들어선 거의 안 다녔던 길인데 하천길(영산강)을 따라 쭉 내려가면 그 옛날 일했었던 공단이 나오는데 오늘은 기어이 그쪽 길을 따라 돌아오고 싶었답니다.
맘먹은 대로 하천길을 따라 살짝 내려갔더니 새로이 들어선 첨단2지구가 울창하게 들어찬 게 보입니다.
Outing-01
정말 오늘 바람이 세차더군요.
어떤 곳은 또 얼마나 바람이 세던지 2~3m도 채 못 나갔답니다.
그런 곳에서는 춥기도 또 어찌나 추운지 마스크라도 가져가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러했음에도 땀 뻘뻘 흘리며 달리다 보니까 가져간 마스크가 오히려 거북해지더군요.
대신 평소 잘 쓰지도 않지만, 오늘 같은 날은 안전모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바람이 세차면 시야 확보도 어려웠지만, 주위의 차량흐름을 잽싸게 읽어내고 순발력 있게 대처하기도 어려웠으니까 말입니다.
예전에 일했던 공단의 산단 도로가 9번 도로까지 있는데 어느덧 그 가운데쯤을 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다음 도로까지가 가장 경사가 심한 지역이고 전망도 확 트였으니 엄청나게 바람도 세차더군요.
고생깨나 했답니다.
Outing-02
Outing-03
그 세찬 곳에서 고비를 넘어서니까 몸도 마음도 잔잔해지고 바람마저 꼼짝도 않더라고요.
기회다 싶어서 낯짝을 들이밀었죠.
Outing-04
제 자전거에 '안전 백 거치대(?)'를 달았답니다.
저 가방 핸들에 걸어놓고 달리다 보면 무척이나 거치적거리거든요.
이리저리 휘청거리지 또 무릎에 닿아 신경도 쓰이지…
며칠 전에 잔머리 좀 굴렸답니다.
거기 거치대는 사실 자전거 전조등 꽂는 거치대거든요.
그 자리에 아무 때나 뺐다 박을 수 있는 나무토막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우리 마을 공단(첨단 산업단지)을 돌았답니다.
그러다가 어느 길모퉁이 쓰레기 적재함에서 버려진 밀걸레를 발견했지요.
그놈 가져간 톱 대고 잘라와서는 듬성듬성 나사를 박았답니다.
그러고는 전조등 거치대에 꽂으니까 저렇게 '안전 백 거치대'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마구 달리다 보면 핸들 급하게 꺾거나 했을 때 가방이 떨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것 달리면서 잡아내려고 무척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었지요.
그래서 오늘은 가방에 본래의 끈 말고도 헝겊 끈을 하나 더 달고는 길 떠나기 전에 가방도 요동치지 못하게끔 살짝 묶고서 달렸답니다.
Outing-05
드디어 우리 마을에 돌아왔네요.
돌아오는 길에 형님 집이 있는데 오늘은 멀리 돌아갈 것이 아니라 형님 집 아파트 틈새에 분명 자전거길도 있을 성 싶어 오던 길을 되돌려서 그쪽으로 들어갔답니다.
예전에 무척 자주 다녔던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을 자전거로도 나다닐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거든요.
왜냐면 예전에 술 마셨던 시절 형님 모셔다 드리느라고 나다녔었는데 그때마다 밤늦은 시각에 모시고는 돌아오는 길을 못 찾아서 수도 없이 헤맸던 길이 그 길이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그 샛길로 자전거도 다닐 수 있겠더라고요.
인제 앞으로는 그 건너길 넘어갈 일(오일장에 다니는 길) 생기면 나중엔 꼭 그 길을 써먹어야겠습니다.
Outing-06
집에 들어와서는 다녀왔던 길에 축축해진 속옷들 벗어서 손빨래했답니다.
그리고는 베란다에 널었지요.
다 큰 놈 속옷 보이기는 뭐하고 어머니 저한테 자랑하려고 그토록 애달파하셨는데 애써 모른 체했던 바로 그 꽃 한 아름을 찍었습니다.
어머니가 키우는 무슨 난초 같은데 그 꽃 이름은 저도 모르겠네요.
Outing-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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