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앙거!
전에도 몇 번 생각했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금세 잊어먹곤 했었습니다.
젊어선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니, 그럴 정도가 아니라 뭔가를 만나면 마치 원수라도 되듯이 정조준하여 현장에서 폭파하려는 듯 무자비했었는데…
인제는 나이 탓인지 어느 날부터는 총구 끝이 불량품이 됐습니다.
세상 버릇 여든 간다고 늘 누던 버릇이 쉽게 잡히지 않데요.
마려우면 아무 때라도 별생각 없이 들이대면 끝에 달린 불량한 요놈의 팁이 여지없이 보내면 안 될 방향으로 튀겨버리지 뭐예요.
그것도 두꺼운 바지를 입고 봤을 때는 잘 몰랐습니다.
어쩌다가 신발 위에 떨어져 화장지로 닦았던 적이 있었지만 말이에요.
그랬는데 제 방에서 홀라당 벗고 지내면서 이 문제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았죠.
홀라당 벗고 오줌 누면서 그것이 살갗에 튀면 그 감각이 섬뜩하고 너무나도 선연하잖아요?
- 어어?? 이거 큰일 났다! 마르기 전에 얼른 닦아야지!!! -
화장실 걸레로 변기 위쪽에 묻은 소변 닦아낼 때마다 인제는 앉아서 봐야겠다고 다짐했건만, 돌아서면 매번 도로 아미타불이었습니다.
그래도 변기 뚜껑을 박은 최근 들어선 조심하고 또 조심했었기에 변기 뚜껑에 새는 예가 거의 없었지요.
아마도 그런 탓으로도 어제의 그 사태(?)가 나기 전까지는 깜빡했었나 봅니다.
어제 어떤 일로 엄청나게 마려웠어요.
컴퓨터 책상에서 화장실까지의 거리 아무리 멀다 해도 5, 6m 안팎일 텐데 어제는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참아서 그랬던지 그 거리가 천 리도 더 됐습니다.
마침내 인제 더는 참을 수도 없는 마지노선에 이르자 비비 꼬인 몸통이고 다리고 이건 완전히 마취된 돌덩이 같았지요.
그런데도 사전에 염두에 둔 최적의 방식으로 가장 날렵한 몸짓으로 드디어 화장실에 이르렀어요.
아~ 거기까진 기가 막히게 좋았는데 총구에서 튀겨져 나온 그놈, 허~ 마치 해방이라도 맞은 듯이 변기 중심에 정조준하지 못하고 마구 튀겼지 뭡니까?
평소에도 일 보고 나면 변기 뚜껑을 올려놓는 버릇이 들었기에 변기 뚜껑은 피해(?)가 덜 갔겠지만, 그냥 양변기는 손상(?)을 입어야 했습니다.
- 아아~ 안 되겠어! 인제는 무조건 앉아서 싸자!!! -
그 뒤로도 두 번이나 소변볼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다짐한 데로 앉아서 봤지요.
조금 어색하기도 하데요. 그랬어도 그 자세로 누면서 아랫배에 이리저리 힘을 주다 보니까 예전에 미처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주 희한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 음 그래~ 이거 케겔 운동도 되겠구먼!!! -
~ 지금 나한텐 아무짝에도 소용없지만, 그래도 케겔 운동으로 대비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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