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수십 년을 한결같이 제 삶에서 거의 유일한 취미생활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컴퓨터 중독자지요.
'중독'이란 말!
정말이지 무서운 말입니다.
당분간 술을 참기로 한 지도 어느덧 8년 세월을 훌쩍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때 저는 알코올 중독자였을 거란 생각입니다.
중독 정도가 깊지 않아서 쉽게 멈출 수 있었던 거지 만약에 한두 해만 더 끌었어도 그 좋은 벗을 비켜둘 짬이 어림도 없었을 테니까요.
길을 가다가도 밥을 먹을 때도 벗을 만나려 해도 술을 빼고 다른 건 일체가 들러리였을 때니까요.
술은 취미를 넘어 일상이고 주춧돌이며 제 삶의 정체성이라고 해도 무방했을 정도로 그 의미가 컸는데 어찌 감히 그 커다란 걸 쉽게 놓을 수 있었던지 지금 생각해도 그 황당하고 아이러니 한 점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아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8, 90년대 그때는 그랬습니다.
조직 생활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우리 편을 만들려면 생면부지 그이와의 만남이 가능해야 했고, 그다음으로 의식에서도 사상에서도 흔히 말하는 교육 문화 경제력에서도 확연히 달랐던 우리가 조금이라도 섞일 수 있게 틈을 막아주는 윤활유가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술이었답니다.
그랬기에 일 년 열두 달 술 취하지 않고 맨정신으로 그냥 집에 들어오는 날이 거의 없을 지경이었는데….
8, 90년대는….
이제야 답이 조금 보입니다.
그랬던 삶이 하루아침에 산산이 부서졌으니 조직 생활의 바탕이었던 직장도 사라졌죠, 경제활동, 문화생활, 건강생활 이 모든 것이 와지끈 깨졌으니 술이 곧 제 삶의 정체성이란 명제도 허물어졌을 겁니다.
그리하여 그 허탈함을 깨고 겨우 비빌 수 있는 언덕이라면 컴퓨터가 있었을 겁니다.
그랬기에 저가의 컴퓨터와 수도 없이 다퉈야 했고 그런 와중에 홀로 두는 바둑(펑고)에 재미도 붙였겠네요.
어쨌든 잡다한 이유로 오늘날 제 취미생활의 주축이 돼버린 바둑.
그것도 30에서 50급 정도의 제 실력! 거기에 하염없이 맞장구쳐주는 모니터 속의 바둑돌….
고맙기도 하고 저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런데도 코로나 19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온 누리에 퍼뜨리는 막무가내 종자들보단 천만 배는 더 고맙고 예쁩니다.
바둑친구야! 사랑해~
~ 비 내리는 사람 중심 ~
'짙은 녹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그인 오류 - 해외 국가 로그인 제한을 설정하셨습니다. - 해결책 (0) | 2020.08.21 |
---|---|
티스토리 도대체 너 왜 그러는 거야!!! (0) | 2020.08.19 |
화끈한 바탕화면을 만들고 싶었는데 어쩐지 이거 초등 학생급이려나…. (0) | 2020.08.17 |
크롬에서 '열기' 버튼 찾으려고 그리도 긴 세월을 용 쓰면서 찾았었는데…. (0) | 2020.08.15 |
계단이란 게 꼭 아파트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0) | 2020.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