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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그것 화장실 앞 스위치에서 콘센트 코드 빼낼 줄이야!^!^

 

그 시작은 매우 엉뚱한 곳에서부터 시작했었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들자마자 부엌의 싱크대 위쪽엔 '식기 건조기'가 설치된 상태였다.

 

우린 그걸 어떻게 쓰는지도 몰랐고 또 하나 거기 달린 버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어떤 버튼 누르면 시끄러운 음악이 울려 퍼졌고 또 다른 버튼은 전자레인지 도는 것 같은 강렬한 소음이 났기에 은근히 신경이 쓰여 거의 쓰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 중에도 딱 하나 쓸만한 버튼이 있었는데 그건 그곳에 달린 조명등이 그것이었다.

 

설거지할 때 그놈 켜놓고 하면 무척 편하고 좋았었다.

놈을 딱 그 정도 용도로만 써왔던 거였는데 20여 년이 지난 어느 시점부터 그놈마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식기 건조기 사이트에 들어가서 그것 건조기 회로도라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 제품 단종된 지 너무나도 오래됐던지 그 모델로는 검색조차 안 되더라.

하는 수 없이 얇은 드라이버 대고 이리저리 쑤시다가 아예 거기 버튼 자리마저 뭉그러뜨리고 말았다.

 

그랬기에 식기 건조기로 통하는 전력선을 아예 뽑아버리고 어떤 식으로 나의 억울함(?)을 앙갚음할지 고심에 들어갔었다.

 

한참이나 그 답을 찾았는데 내가 찾아낸 방식은 거기에 '5볼트 어댑터에 채운 3와트 led 전등'을 다는 거였다.

집안엔 '220볼트용 led 전구(5와트, 8와트, 30와트 등)'는 많이 있지만, 그 좁은 자리에 또 하나 그렇게도 위험한 자리(늘 물을 써야 하니까)에 220볼트의 고압용 전구를 달 수는 없는 터였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바로 저전압의 그것(5볼트 전구)이었다.

 

그렇게 하여 그 전구를 사들였는데 기왕에 살 것 다른 용도(동생 방에 하나 내 방에 하나)로도 쓰려고 세트 3개를 샀던 거였다.

그 일로 부엌 싱크대 위의 설거지용 조명은 어떻게 해결했는데 내 방에서는 밤 중에 그 전구 켜놓고 컴퓨팅 또는 텔레비전 보려니까 그것 거치하는 문제가 이만저만 복잡한 게 아니더라.

- 이쪽으로 옮겨보고 저쪽으로 옮겨보고….-

 

'내 생각에 놈이 화장실 앞에 있었으면 딱 좋겠는데….'

내 맘은 그랬지만, 선을 길게 늘어뜨리면 또 무슨 '안전사고'가 생길지 내 몸이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그 역시도 고심됐거든.

 

그러다가 문득 그 생각이 미쳤어.

'저기 스위치에서 콘센트 선을 뽑을 순 없을까?'

 

그러나 그건 전기 장치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그야말로 '전기 상식에 역린을 건드리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단선으로 꾸민 스위치에서 어떻게 직류로 치면 플러스마이너스가 공존할 수 있겠는가!

 

속 마음은 그걸 뻔히 알면서도 나는 그 역린을 건드리고 싶더라!

해서 마침내 검색엔진에 '스위치에서 콘센트 선 뽑기'로 찾아봤는데 그 실질은 스위치 자체로는 그런 기능이 불가능하고 어디선가 활선 하나를 뽑아다가 덧대야 가능하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그러면서도 매우 실망스러운 정보만이 있더라.

 

그러나 나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

내 방에 있는 작은 드라이버로 화장실 앞에 달린 스위치를 열어보기로 했지.

 

그런데 그 작은 드라이버로는 그만큼 작은 스위치 뚜껑에 달린 나사못이 풀리지 않는 거야!

거기 계속해서 힘줬다가는 아무래도 그 나사 뭉개버릴 것 같았기에 그 밤중에 조심조심 문 열고 문밖으로 나가 거실 공구함에서 커다란 드라이버 가져온 뒤 스위치 상자를 열어봤지.

 

그러고는 그 내부를 뭉텅 그려진 전선을 끄집어내면서 들여다봤더니 너무나도 기이한 기적(?)이 보인 거야!

2극 스위치니까 딱 세 가닥이면 족했을 그 자리에 한 가닥이 더 들었지 뭐니?

 

'우와~ 네가 왜 거기서 나와!!!'

 

그건 같은 색깔이니까 하나의 전선으로 보였는데 결선한 그 끝을 '앤드캡'이라는 플라스틱처럼 생긴 뚜껑으로 덮여있더라.

놈을 잡고서 슬며시 돌려 봤더니 쉽게 빠져 버리더군. 그랬기에 그 끝이 인위적으로 접속해 뒀음을 알았어.

 

어쨌든 딱 세 가닥만 필요한 자리에 놈이 더부살이하고 있으니 나로선 의심할 나위 없이 놈이 활선이라고 확신했지.

그 모든 걸 그대로 둔 채 나는 날이 새기만을 기다렸지.

 

그렇게 두고서 잠들기 전에 먼저 '다이소' 사이트에 들어가서 필요한 장비가 있을지 찾아보았어.

기왕에 그 가게를 찾아갈 거면 집안에서 필요한 다른 장비로 떠 올리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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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 상품 검색 일지 -

 

01. 충전기 어댑터

02. 리필타입 주방세제

03. 콘센트 3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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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는 금방 까먹기에 핸드폰에 그렇게 띄운 뒤 동네 다이소로 찾아갔지.

 

우리 동네는 그만그만한 거리에 다이소 매장이 세 곳이나 있거든.

거기 가서는 '리필타입 주방세제'만 둘을 챙겼고 나머지는 하나씩 챙겨 모두 1만 원이 들더구먼.

 

어쨌든 집에 와서는 '리필타입 주방세제'부터 하나를 터서 그놈 용기에 붓기 시작했지.

놈이 '하나에 천 원짜리'인데 그 양이 무척 많았던지 바닥난 용기를 다 채우고도 남겠더라.

그래서 적당한 부근에서 붓는 걸 멈췄지.

 

나는 예전에 사고 난 뒤로 다른 기능은 다(눈코귀입 코 손발 다리) 망가졌는데 유독 피부의 감각만큼은 엄청나게 예민해졌지.

그랬기에 밥 먹으려고 공기 국기 또는 찬기 수저를 들었을 때 거기 기구가 조금이라도 덜 씻겼다면(물때가 꼈다면) 그 끈적거림을 견딜 수가 없어!

 

물때 혹은 기름때 같은 건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그 감촉이 이미 손에 잡혀 버리니까 내가 하는 설거지는 웬만한 군대에서 별 세 개 뜬 것과 같은 이치야.

아주 적은 양의 주방세제를 먼저 행주에 묻혀 식기를 씻은 뒤 다음으로는 수도꼭지에서 그만큼 약간 수압으로 물 흘리면서 식기를 헹구는 거야.

 

그때 헹구면서 식기에서 '뽀드득' 소리가 확실히 터져야만 '식기 건조대'에 올렸으니까 이만저만 신경이 많이 쓰였지.

그렇게 힘을 주니까 그 탓에 그릇도 많이 깨 먹었어.

 

왼손과 오른손이 적당히 합체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든지 아니면 너무 빡빡 문지르려다 힘 조절이 안 됐던지 손에서 튕긴 그릇이 대리석 부엌 바닥에 떨어져서 그대로 박살 났던 거야.

또 그뿐이겠어. 오른손 지문이 얼마나 닳았던지 곤란한 경우도 태반이었거든.

 

내 일로 혹은 동생 일로 행정당국에 그 뭔가를 증명하려면 그 옛날엔 '인감도장'이 필요했는데 최근엔 '지문'을 자주 쓰더라.

그러나 나는 아무리 들이대도 지문인식이 안 되는 거야.

 

'저기요. 이런 경우가 한두 번도 아니고 아무래도 내가 간첩 같은데 내 신원조회 좀 해주세요!!!'

그 자리 여러 사람이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내 지문인식 불가 탓에 누르고 또 누르고 습하게 해서 누르고 말려서 누르고-

 

오죽했으면 내가 그러니까 모두가 웃기만 하더구먼!

 

어떻게 해도 지문인식이 안 되니까 황당하게도 다른 방식으로 나를 고문(?)하더라!

 

'어머니 연세와 어머니 생년월일을 말해보세요!'

'지금 사는 집 주소를 말해보세요!'

'...'

부엌에서의 설거지는 이 나라에서 내 몸의 신상 조회도 어렵게 해 버렸는데 그 보상을 어느 구석에서 받아낼 거나???

 

 

 

Posted by 류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