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저놈 쓰레기통으로 처박아버리면 그만이잖아!!!
텔레비전 리모컨 이야깁니다.
제 방엔 그거 리모컨이 두 개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말이에요.
애초엔 달랑 하나였을 텐데 아마도 새 텔레비전이 필요해서 인터넷 어느 쇼핑몰에서 그것 텔레비전 살 때 덤으로 싸디싼 걸 덤으로 더 얹어서 샀기에 이렇게 두 개가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지 두 개나 되었는데 덤으로 샀던 싼 티 난 그놈이 몇 달 전부터 계속해서 싼 티를 드러냅니다.
아 글쎄 채널 올리고 내린 거나 소리 키우고 줄이는 거는 어느 정도 되기도 한데 아예 전원이 말을 듣지 않는 겁니다.
급하게 텔레비전 볼 일이 있어 부리나케 찾아낸 리모컨이 하필이면 그놈이라면 정말이지 복장 터지거든요.
아래 두 놈 중에 한 놈이 긴데 어느 놈일지 한번 맞춰보세요!
Remote_Control-01
그렇게 복장이 터질 때마다 각오하고 또 각오했었더랬지요.
그러나 보려고 했던 프로 다 보고 나면 어느새 그 다짐 잊어버리곤 했답니다.
오늘 낮에는 그런데 문득 그것 사야겠다는 생각이 확 스쳤습니다.
그래서 더 볼 것도 없이 물론 짐작(통장의 잔금?)이 있어서 그 정도(리모컨 하나 살 정도?)는 가능하겠거니 싶었기에 '가격 비교 사이트' 사이트 먼저 열고는 찾아보기 시작했답니다.
야~ 정말 그 가격 차 천양지차입니다.
달랑 한 개에 10원에서부터 몇십만 원에 이르기까지…
10원짜리 쇼핑몰에서는 스크롤 해서 그것 리모컨 찾아내는 것부터가 고역이었습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아주 싼 가격대에서 찾아내 확인해 보면 지금 고장 나서 골칫거리가 된 주인공 리모컨하고 생김새가 너무도 닮았기에 그냥 싫더라고요.
하여 상품의 가격대 수준을 높였지요.
재 검색 창에 그 가격대를 '천원에서 사천오백 원'으로 말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조합하여 한참이나 찾았는데 드디어 맘에 쏙 드는 걸 찾았답니다.
택배비(2,500원) 포함해서 '사천오백 원'이 안 되는 걸 말입니다.
'앗싸 요거 당첨!!!'
Remote_Control-02
인제 결제만 하면 글로 끝이었거든요.
필요한 것(보안 상품) 가져오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쪽으로 향하다가 맘먹고 리모컨 꽂아뒀던 자리에 놓인 리모컨을 지나쳤지요.
그 순간에 문득^
'내가 미쳤지~ 왜 또 사려고 했던 거야! 고장 난 저놈 쓰레기통으로 처박아버리면 그만이잖아!!!'
정신없이 헤매다가도 가끔은 이렇게 제정신 번쩍 차리기도 하더라고요.
그놈 리모컨에 건전지 백번을 갈아도 소용없던 거^
리모컨에서 건전지 빼내고는 거실의 쓰레기통에 갖다 넣었습니다.
그 겉모양 너무나도 멀쩡해 보이니까 차마 던지지도 못하고 살며시 갖다 놓았답니다.
그것이 뭐가 됐든지 전혀 쓸모가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어지간해선 안 버리는 습성 탓이기도 합니다.
기나긴 시간 골칫거리였던 그놈 버리면서도 그 무슨 미련이 남았었던지…
리모컨처럼 어쩌면 제 인생도 참 가엽게 느껴진 오늘입니다.
아직 하나는 멀쩡하잖아요?
그러니 휴대폰 배터리 충전해서 쓰는 거처럼 제 인생도 충전해서 날마다 거듭나야겠지요.
늘 어긋나지만, 가끔은 이렇게 멀쩡해질 때도 있으니까요.
잘 났다 류중근!
멀쩡하다 류중근!!
일어나라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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