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모든 문제는 풀어보려면 어떤 문제든 간에 푸는 순서가 있겠지요?
그토록 기다렸는데 막상 받아보니 완전히 엉뚱한 선 물건을 받은 지 이틀 만에 되돌려보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값 입금한 지 꼭 닷새째 날이네요.
택배 기사가 불현듯 들렀다가 눈 깜짝할 새에 가져가 버리니까 후련하면서도 괜히 허전합니다.
'뭔가가 잘못된 거 같은데 뭐가 잘못됐을까…'
그 찜찜한 기분 혼자서 바둑이나 두면서 메꿔볼까 했지요.
평소에도 바둑두면서 잘 가지 않는 귀퉁이에서부터 시작해봤지요.
첫 판을 졌습니다.
컴퓨터랑 하는 거거든요.
바둑에서는 순서가 무척 중요한데 너무도 오래간만에 그 지점에서 시작한 거라 그 순서가 도저히 안 떠올랐거든요.
그러려니 했는데 두 번째 판도 졌습니다.
제게서 바둑이라는 거의 의미는 이기는 데 있지 않고 그 '착점의 순서를 기억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바둑을 둘 때마다 나름의 작은 목표를 두곤 했지요.
'이기든 지든 열 집 이내에서 결판을 내자!!!'
물론 그런 목표를 세울 정도였을 땐 속속들이 대충을 꿴다고 자부한 뒤로나 가능한 이야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세 번째 판에서 그야말로 심기일전했답니다.
드디어 감이 잡혔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 순서가 떠올랐던 겁니다.
이 바둑은 백번이었을 때가 훨씬 편합니다.
부담감이 없으니까 제 맘대로 그 순서를 바꿔보기도 편한데 흑번으로 시작하면 그 차이도 없겠지만, 제 마음이 그래서인지 순서 틀기가 쉽지만은 않았거든요.
물론 그 첫 착점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장점이기도 하지만…
Order-01
순서를 깨우치니까 요번에는 이겼습니다.
Order-02
'263(333-70)집'을 이겼네요.
이것 말고 또 다른 순서에서는 최대 '294집'까지 이긴 게 이 바둑에서는 최고 승점인데 요것 순서에서는 '263집'이 아마 최고점일지도 모르겠네요.
그것도 확실히 모르겠거든요.
이제 겨우 그 순번이나 일부가 기억났을 뿐이니까 것도 더 둬봐야 알겠습니다.
Order-03
제게 들어왔다가 오늘 택배로 반품한 것 정확히 언제쯤 배송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도 바른 순서를 따라 진행된다면 가장 이른 날짜에 되돌아올 것입니다.
그때쯤이면 지금의 이 몽롱하고 조금은 착잡한 심경 장마 뒤에 구름 걷히듯이 시원하게 날아갈 겁니다.
그런 순서로 제 맘 가닥을 잡는 것이 어쩌면 제 인생을 정돈하는 올바른 순서일 것도 같기에…
막히고… 뚫리고… 막히고… 뚫리고… 그 한가운데 정확하게 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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