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기다려봐! 내가 그리로 찾아가 볼게.
77년도에 졸업했다지만, 엄격히 말하면 40년 만이 아닙니다.
중학교를 거의 같은 학교에 다녔으니까 얼추 날마다(?) 봤을 테고 또 고등학교 다닐 적에도 어떤 이는 한두 번 봤을 테지요.
그뿐만 아니라 몇 년 전에도 극소수가 참여했지만, 일부는 만났으니까.
문제는 제 기억이 그 기간을 감당하지 못하는 겁니다.
묘하게도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시점(1971년)이 그 뒤 어느 해 겪었던 기억보다 선명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초등학교 막 들어갔던 그해에 자주 봤던 친구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기타 등등 격이 돼버리네요.
오늘 그런 초등학교 동창들이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도 우리 지역(광주·전남)에 사는 놈들 위주로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잘 찾아갈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는 시내버스 요금부터가 걸렸습니다.
하여 '광주 시내버스'를 비롯한 시외버스가 주로 오가는 '광천 버스터미널' 홈피를 오가면서 일일이 검토해갔지요.
주머니 뒤져보니 하필이면 천 원짜리 달랑 한 장도 안 보입니다. 만 원짜리로 시내버스 탔다가는 크게 낭패 볼 수도 있거든요.
버스표 수거함 잔돈이 모자라면 현금 내고 타는 사람을 모조리 기다렸다가 받아내야 하니까 그 정류장에서 다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데요. (우리 어머니 경험담에 의하면)
집안에 동전 저금통(오백원짜리 통, 백 원짜리 통, 오십 원 십 원짜리 모둠 통)을 다시 정리해서 그중 당장에 광천터미널까지의 비용 천사백 원을 따로 빼두고 나머지에서 오백원짜리와 백 원짜리 통을 한데 모아 담았답니다.
그다음으로 칫솔도 가져가야 하니까 이참에 멜빵가방을 제 여행 가방으로 낙점하고선 그 안에 가져갈 것들 모두를 챙겼지요.
- 칫솔, 수건, 동전함(다 털면 못돼도 오륙천 원을 될 것입니다. 여수 가서도 시내버스를 타야 하니까 그걸 가져감이 낫겠지요.)에 그야말로 비상시에 필요할지도 모르는 화장지며 볼펜, 메모장 등등 -
이제 서서히 출발해볼까요~
거기 모두 모여서 저녁 들기 전인 일곱 시 안에 떨어지려면 적어도 두 시 반에는 출발해야 가능하지도 않지만, 일사천리 쭉쭉 빠졌을 때 그 시각에 들어갈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 은근히 걱정이네요. 그래도 얘들아 기다려봐! 내가 그리로 찾아가 볼게. -
~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떠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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