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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22 녹슬지 않는 철심으로 바늘 꿰기 만들기

녹슬지 않는 철심으로 바늘 꿰기 만들기

 

벌써 사흘쯤은 됐을 겁니다.

그날은 무슨 일로 서랍을 정리하는 작은 철심 쪼가리 하나를 보았어요.

'어이구~ 저게 아직도 있네. 그냥 버려|말아!'

 

아주 오래전 일인데 제 방에서 녹슬지 않는 철사가 필요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샀던 것이 가는 스테인리스 꼬인 철심이었는데 그 일로 생겨난 부산물 중 하나가 그것이었나 봐요.

 

막상 버릴 생각을 하니 아까웠어요. 그래서 뭐라도 만들어 써먹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생각했던 게 눈이 나빠서 바늘을 꿸 수 없을 때 쉽게 뀌도록 도와주는 '바늘 꿰기'가 떠올랐던 겁니다.

아무래도 강철이라서 튼튼하고 질기니까 거기다가 그것 가닥 낱개는 아주 가느다라니까 바늘구멍에 충분히 들어갈 만한 크기였거든요.

 

그럴 목적으로 그것 통통한 철심(①)에서 한 가닥을 빼내려는데 좀처럼 벗겨지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가장 작은 뭉텅이라도 걸리는 대로 분리했는데 그마저도 여러 가닥이 한 뭉텅이(②)로 분리됩니다.

 

그나마 가닥 수가 적으니까 거기선 살살 돌리면서 겨우 한 가닥을 분리해 냈죠.

'앗싸! 드디어 뽑았도다!!!' 그렇게 쾌재 부르면서 눈앞에서 가까이 보려는 순간 어느 순간에 왼손 엄지 검지의 밀착 점에서 빠져버렸는지 안 보입니다.

떨어졌음 직한 발밑을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안 보입니다.

 

제 시력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서 손전등을 가져와서 찾았는데도 안 보입니다.

'놈 탓에 목숨 걸 일이 아니라면 굳이 찾으려고 진 뺄 거 없이 얼른 포기하고서 다시 시작함이 상책이다.'

그리하여 한 가닥을 새롭게 뽑았습니다. 역시나 이까짓 것도 경험치라고 아까보다 훨씬 수월하게 뽑았네요.

 

그런데 요놈 너무나도 길이가 깁니다. '절반으로 잘라서 차라리 두 개를 만들자!!!'

처음엔 이것을 약이 다 되어 더는 쓸 일이 없는 볼펜 대에 꽂아서 만들려고 했어요.

볼펜 대 끝에 고정하려면 또 일회용 나무젓가락과 같은 단단한 게 필요하겠다 싶어 그것 쪽으로 눈이 돌아가는 찰나 공구함에서 또 나무젓가락 쪼가리 하나를 봤지 뭡니까?

 

그걸 본 순간 볼펜 대에 관한 생각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차라리 그럴 것도 없이 나무젓가락 끝에 가는 철심을 구부려서 묶어버리면 가능하겠다 싶었답니다.

왼손에 가는 철심과 나무젓가락 쪼가리를 함께 단단히 든 뒤 이번엔 가위와 전기 테이프를 찾았답니다.

그 둘이 어디에 있을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무난하게 찾은 뒤 나무젓가락 쪼가리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가는 철심을 둘로 나눴죠.

 

그렇게 나눈 놈 중 하나를 절반으로 접어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꾹꾹 눌러서 바늘귀에 들어가게끔 뾰쪽하게 굽혔답니다.

그런 뒤 이번엔 왼손으론 나무젓가락 끝에 구부린 철심을 대어 잡고는 오른손으론 테이핑하기가 좋게끔 끝부분 살짝 편 전기 테이프를 들고서 젓가락과 철심을 감기 시작했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얇게 감았다가는 빠질 듯도 해서 서너 바퀴쯤을 돌려서 감고는 끊고는 테이핑 마무리 지었죠.

마찬가지로 나머지 철심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젓가락의 나머지 끄트머리에 감았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이참에 만든 바늘 꿰기(③)입니다.

이놈이 만들어지니까 고장이 나서 쓰지도 못하는 틀(홈닥터 미니재봉 틀) 공구함에서 바늘 하나를 꺼내고는 시험 삼아서 꽂아 보았답니다.

그것도 눈이라도 좋아야 쉽게 할 수 있었던 거였던지 첨에 했던 놈은 잘 안 들어갔습니다.

대신 나무젓가락의 반대쪽 놈으로 해보니까 그때는 두세 번 버벅대더니 아주 가볍게 들어가는 거 있죠?

 

어찌나 신기했던지 들어간 바늘을 마구 흔들어보고요, 문제의 바늘 꿰기로도 마구 흔들어보곤 했었답니다.

신기함을 넘어 무슨 기적이라도 해낸 것처럼 무척 짜릿해서 말입니다.

 

오늘은 그때 만든 이 바늘 꿰기 사진 찍어 올리려고 준비하는 동안 또 철심 가는 쪽 부위(②)를 잊어먹었습니다.

그놈이 있어야 그래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일 텐데 놈이 사라지자 이번엔 정말 눈이 뒤집히지 뭐예요.

 

그리하여 모든 것을 완전 정지하고서 오로지 그것 찾는 데만 집중하기로 했죠.

그랬기에 가장 먼저는 손전등(LED 손전등)부터 가져와서는 놈이 떨어졌음 직한 장소를 샅샅이 뒤졌답니다.

 

'찾았다!!!' '근데 뭐야! 이건 달랑 한 가닥뿐이잖아!' '그렇다면 뭐야! 이놈은 저번에 잃어버렸던 그놈이겠네!'

어찌 보면 그 뒤로 진공청소기 가져와서 청소마저 끝냈기에 이건 정말 가당치도 않은 일이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맨 처음에 뽑았기에 너무나도 기뻐서 들뜬 나머지 잃어버렸던 바로 그 철심을 지금에 와서 찾은 겁니다.

 

이윽고 그로부터 1분도 채 안 지나서 직전에 잃어버렸던 진짜 철심도 찾아냈지요.

그리하여 바로 아래 보이는 바늘 꿰기 일체의 모양새가 갖춰졌어요.

인제는 저것 철심 버리지 않고 훗날 언젠가 또 써먹을 일 생기면 써야겠습니다.

 

~ 그걸 기어이 꼭 끼워넣고 싶은데 ~

 

이것 만들면서 떨어뜨려 잃어 먹을 때마다 자석을 생각했답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망치로 꽝꽝 두들겨서 버린 하드디스크 생각이 절절했지요.

그것 하드디스크엔 강력한 영구자석이 달렸었거든요.

그따위 자석이 제 일상에서 필요한 존재였을 줄 그때 버리려고 하면서 어떻게 알았겠어요. 흠…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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