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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1.16 샤워기 헤드 걸이가 시원찮기에

샤워기 헤드 걸이가 시원찮기에

 

샤워기 물줄기가 시원찮기에 적당한 가격에 안성맞춤의 헤드를 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이게 물줄기도 세기도 좋고 다 좋은데 한가지 막상 샤워에 들어가면 너무나도 깊숙하게 고개를 숙인 바람에 제 대가리가 그것 쇠기둥에 부딪힐뻔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밸브 핸들을 크게 벌리면 그만큼 수압이 세지니까 살짝 떨어져서도 샤워가 가능했지만, 그러자면 물 낭비가 클 거잖아요?

 

그래서 그 일로 몇 날 며칠을 고심 끝에 그것 '샤워기 헤드 걸이'를 뜯어보기로 했답니다.

이것이 일절 각도 조절이 안 된 것도 아녔지만, 그 범위가 고작해야 5˚ 미만으로밖에 안 보였기에 뜯기로 했던 거지요.

 

가장 먼저는 일자 드라이버를 가져와서 샤워기 행거의 위아래 양 끝에 덥힌 뚜껑을 건드렸더니 난생처음으로 건드려서 그랬는지 꼼짝도 안 했답니다.

그래서 아주 조심스럽게 자세 잡은 뒤 뚜껑 사이사이에 대고 힘주었더니 딸가닥거리면서 욕실 바닥으로 떨어져 버리네요.

그제야 자세히 봤더니 그놈 깊이 박힌 것도 아니고 겨우 5mm 남짓으로 박혔는데 힘이 문제가 아니라 그 끝에 어떻게 마찰력을 주어 깔짝깔짝 빼는가가 문제였습니다.

 

어쩌면 그것 일자 드라이버보다 더 얇은 송곳으로 긁었으면 더 쉽게 뺐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기왕에 일자 드라이버로 시작했으니 나머지도 슬슬 건드렸더니 빠져나오기에 이번엔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고 가볍게(?) 건졌답니다.

그랬더니 아주 기다란 나사 두 개가 각각 위아래 박혀 봉 자체를 지탱하고 있더라고요.

 

아래쪽을 먼저 푼 뒤 나중에 위쪽을 푸는 게 바른 순서 일진데 위쪽 나사가 너무 세게 박혔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위쪽을 먼저 풀고서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왼손은 봉을 잡은 채 오른손으론 아래쪽 나사를 살살 풀었답니다.

 

그렇게 샤워기 행거 봉을 내린 뒤 이번엔 샤워기 헤드 걸이도 그런 방식으로 뚜껑을 풀었는데 이게 문제는 그게 20년 이상 된 구형이라서 그랬는지 스테인리스로 된 외부와 달리 그 내부는 플라스틱 구조로 매우 조잡했습니다.

더군다나 손으로 돌려선 각도 조절하는 게 돌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구조물을 꽉 잡을 수 있는 '파이프렌치'와 '바이스(압착기)'를 가져와서 야물게 물고서 돌렸더니 '후드득' 부서져 버렸습니다.

- 으아~ 망연자실!!! -

 

더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었지만, 부서져서 떨어진 놈을 빼고도 잘만하면 샤워기 헤드를 걸 수는 있겠데요.

해서 고무줄을 가져와서는 마구 동여매서 겨우 걸어놓고는 샤워기 헤드를 꽂았었습니다.

 

이렇게 땀 뻘뻘 흘리면서 구비하고서 돌아서는데 기분이 너무나도 찜찜했어요.

- 이게 뭐야^ 본래 하렸던 게 이런 것이 아니었잖아!!! -

 

즉시 인터넷 쇼핑몰을 뒤졌습니다.

제대로 사려면 그 사이즈를 알아야 하니까 우리 집 화장실에 달린 샤워기 행거 봉의 지름을 그 둘레를 실을 감아 그 실의 길이를 갖고서 수학 공식(원주=지름x원주율)에 넣어 풀면 정확했겠지만, 그냥 줄자를 봉에 대어 대충 눈짐작으로 가늠했답니다.

쇼핑몰에서 말하는 크기(21~22mm)와 매우 흡사해 보이데요.

 

그래서 즉시 주문했지요. 택배비를 포함해서 8천원(국산 샤워바 헤드 걸이: 5,300원 - 택배비: 2,500원)이 약간 덜합니다.

그렇게 주문한 것이 어제 들어왔습니다.

 

- 후~ 차라리 샤워기 봉 해체한 채로 놔둘 것을 왜 내가 굳이 꽂았었을까??? -

감았던 고무줄이 봉 틈바구니로 밀려들어 가서 쉽게 빠지질 않습니다.

제대로 안 풀리기에 뜯어가면서 겨우 풀었어요.

그러고는 봉 전체를 먼저 저번처럼 다 뜯지 않고 이번엔 아래쪽만 해체한 뒤 새로 사 온 샤워기 헤드 걸이를 꽂았지요.

 

위쪽 나사를 풀지 않은 체 아래쪽 봉의 나사를 벽면에 고정하려니까 그 중심이 비틀려서 여간 곤란한 게 아닙니다.

이 탓에 하는 수 없이 위쪽 나사를 반쯤이나 풀고서 겨우겨우 위아래를 빈틈없이 제 자리에 박을 수 있었답니다.

바닥에서 하는 일이 아니고 공중에서 하는 일이니 만큼 이럴 땐 혼자하는 것보다는 주변에 보조자를 두면 훨씬 편하리라 여겨지데요.

그러면 샤워기 행거봉 위 아래를 모두 풀고서 일했어도 무방했을 테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제 방의 샤워기가 촌놈티 벗어내고 확실히 제구실 하게끔 됐습니다.

 

~ 고진감래(苦盡甘來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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