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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10 야호! 식물디스크로 명명했던 하드디스크가 멀쩡하게 살아났습니다~

야호! 식물디스크로 명명했던 하드디스크가 멀쩡하게 살아났습니다~

 

아침 어느 순간에 인터넷을 보는데 거기 '하드디스크 고장과 수리'에 대해서 쓴 글이 있어 잠깐 훑었습니다.

요즘 제 실수로 고장이 나서 아무리 고쳐보려고 해도 인식되지 않았던 디스크를 둔 터라서 그와 관련한 글이라면 얼른 눈에 들어왔을 거예요.

그런데 거기 소개한 글에는 뜬금없이 '도스 프롬프트(CMD) 환경에서 CHKDSK 명령어'를 활용해보라는 거였습니다.

 

그것 말고도 도스 프롬프트에서 윈도 오류를 손보는 방식이 더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막상 실행해 보니 별것도 아녔기에 여태는 거기에 답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답니다.

그래도 물에 빠진 놈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경에서였던지 마음이 끌립니다.

그것이 되든 말든 시험 삼아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본체는 그대로 둔 채 USB 연결 방식의 외장디스크는 아무 때라도 뺐다가 박을 수 있었으므로 'HDD 80GB'가 물린 자리에 그놈을 빼고 돌돌 말아서 하드디스크 창고에 넣어뒀던 놈을 꺼내고는 그놈을 박으려고 했죠.

아무래도 그대로 박아선 여태 그랬던 거처럼 하드디스크 인식도 못 할 판이니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드디스크를 열었습니다.

이번엔 기판을 박은 나사만 빼는 게 아니라 기판 자체를 통째로 빼낸 뒤 기판과 닿는 부분의 철심을 일일이 더 폈답니다.

 

이번에도 역시 구부러진 송곳을 썼지만, 기판이 없으니까 그것 펴는 것도 한결 수월하데요. 그렇게 손본 뒤 집에 있는 '다목적 방청 윤활제(WD40)'를 접촉 부위 곳곳에 살짝 뿌리고는 처음처럼 티 나지 않게 결합했죠.

그러고는 애초 맘먹은 대로 기존의 하드디스크를 빼고 이걸 꽂았답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전력을 넣어 보는데… '찌직… 지지… 다탁^…'

그랬든지 말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예전과 마찬가지로 하드디스크를 읽어내지 못합니다.

 

탐색기(혹은 내 PC)로는 어쩔 땐 문득문득 내용도 없이 'D 드라이브'가 나타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그런 순간을 틈타서 잽싸게 도스 프롬프트(CMD)에서 D 드라이브를 불러보지만, 거기서도 역시나 액세스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부르는 걸 중지하고 틈만 나면 진짜 게임인 'CHKDSK 명령어'를 쳐봅니다.

C:\Windows\system32>chkdsk d: /f /r

 

그것도 여러 번 실패를 거듭했지만, 계속 물고 늘어졌지요. 탐색기 창에선 계속하여 살아날 수 있도록 새로 고치는 걸 반복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딱 한 번 걸렸습니다.

 

그 맨 처음 에러가 고쳐진 건 1%에서 시작한 것처럼 빠르게 보였지만, 인제부터 1%가 더 올라가는 데는 대략 30초쯤은 걸립니다.

그 순간부터는 탐색기를 새로 고치는 건 멈춰야 했습니다. 이제부터 이 컴퓨터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를 모르는 거라서 말입니다.

어떨 때는 30초 또 어떨 때는 20초, 이와 반대로 어떨 때는 1% 더해지는 데 1분도 더 걸렸습니다.

 

그렇게 그 작업을 시작한 지 30분쯤 흘렀을 땝니다. 70에서 80% 사이의 어느 지점쯤 됐을 텐데 어느 순간에 탐색기를 들여다보니까 D 드라이브가 글쎄 속을 채워서 멀쩡하게 들어찼지 뭐예요.

정말 반가웠어요. 그러나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일절 손대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CHKDSK 명령어'가 작업 중인 것도 한몫했지만, 이것 사단이 맨 처음 났을 때도 이와 같은 상황이었는데 결국은 수선하지 못했음을 안 까닭입니다.

 

한참이나 시간이 흐른 뒤 이윽고 100% 완결했습니다.

저는 이제 그놈을 외장하드디스크 신세를 졸업시키고 컴퓨터 본체에 달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부속 장비와 먼저 떼어냈던 80GB 하드디스크까지 차곡차곡 마땅히 있어야 할 장소로 옮기고는 본체의 자리에도 수선한 이놈을 넣으려는데 나사까지 조립하는데 뭔가가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달린 디스크와 비교했더니 세상에 요놈을 제가 위아래를 바꿔서 뀌었지 뭡니까? 누가 볼세라 얼른 나사부터 풀고는 정상으로 체결했지요.

 

그러고는 주위를 쭉 둘러본 뒤 모든 게 완벽하다 싶으니까 드디어 요놈에게도 불을 넣고는 컴퓨터 시동 버튼을 눌렀답니다. 그러면서 부팅 불이 들어오기 직전에 Delete 눌러서 시모스 환경을 불러냈지요.

빨리 열립니다. 이건 좋은 징조예요. 역시 예상대로 수선한 하드디스크가 멀쩡히 보이네요,

 

F10을 눌러 시모스 환경 저장과 동시에 부팅을 시도하니까 며칠 전에 봤던 그것(퍼센트로 부팅하는 거)을 또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Fixxing D drive 어쩌고저쩌고' 한 거로 보면 D 드라이브를 고치는 게 틀림없었습니다.

'야! 도스 프롬프트에서 chkdsk 명령어로 여태 고쳤던 건 뭐냐 그럼!!!'

 

세 단계를 거칩니다. 처음 두 단계는 그 각각이 15분에서 20분쯤 걸렸던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는 그 시작에서부터 100% 완결했던데 전체의 수선 비율이 99%에 머문 겁니다.

그 상태로도 15분에서 20분쯤이 그냥 지나가니까 100% 완결됐음을 알리면서 윈도가 부팅을 시작하데요.

그리고 평소보다는 약간은 더 잡아먹은 뒤 컴퓨터가 D 드라이브를 달고 켜졌습니다. 깔끔하게 켜졌습니다.

 

~ 식물디스크 - 01 ~

 

이제야 드디어 컴퓨팅의 본 여정인 작업표시 줄에서 인터넷을 불러봅니다.

사이트마다 차근차근 로그인해 들어가는데 네이버에 왔습니다. 로그인하니까 메일이 한 장 들어왔네요.

어젯밤에 외장하드디스크 탓에 샀던 물건에 대하여 '결제가 완료됐다'라는 메일입니다.

'어! 인제 저것 필요 없으니까 얼른 취소부터 해야겠다!!!'

 

거기 메일에 써진 주소를 따라 들어가서 인터넷 쇼핑몰로 갔죠. 그러고는 얼른 로그인해서 상태를 확인해 보니 마침 아직 발송은 안 했네요.

얼른 주문을 취소했답니다.

 

~ 식물디스크 - 02 ~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같은 행운입니까? '취소 신청' 버튼을 누르자마자 제 핸드폰에 문자 들어온 소리가 들립니다.

빈털터리 주제에 요즘 돈 들일만 자꾸 생겨서 은근히 걱정하면서 켜봤는데 아 글쎄 벌써 은행으로 주문하면서 들어갔던 비용이 환급됐습니다.

 

거기가 어디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오늘따라 이 쇼핑몰에 유난히 믿음이 갑니다.

 

은근히 기분도 좋아집니다. 요즘 들어서 연속으로 만루역전 홈런 친 기분·마지막 종료 벨과 함께 넣은 축구 농구 대 일본전에서의 대 역전 골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흐뭇합니다.

흔히 쓰는 우리 말에 '호사다마'란 말이 있습니다. 이럴 때 있을수록 경거망동할 것이 아니라 조심 또 조심해야겠네요.

여러분! 좋은 하루~

 

※ 호사다마(好事多魔) - 좋은 일에는 흔히 시샘하는 듯이 안 좋은 일들이 많이 따름 - (출처 - 다음 국어사전)

※ 경거망동 輕擧妄動) - 경솔하고 조심성 없이 행동함 - (출처 - 다음 국어사전)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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