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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타일 틈새의 거뭇거뭇한 때 나일론 빗자루로도 그냥 닦아지네!

 

양변기를 타고 맹한 시선으로 앉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엉? 뭣 때문에 여기랑 이쪽 타일 색이 다른 거야!!!'

 

글쎄 자세히 보니 바로 앞쪽과 오른쪽 화장지 걸어둔 곳의 타일 틈새가 너무나도 다른 거 있죠!

앞쪽과 왼쪽 타일은 그 틈새가 거뭇거뭇한 거에 비해 화장지 걸어둔 곳은 다른 양쪽에 비하면 멀끔하데요.

 

'그래 아무래도 이쪽으로는 물이 많이 튀니까 물때나 이끼가 끼었을 수도 있겠지….'

생각은 그리했지만, 실제로는 무척 짜증이 났습니다.

샤워를 마칠 때마다 청소를 안 했던 것도 아닌데 이렇게 눈에 띌 만큼이나 그 차이가 났다는 걸 생각하니 그 뭔가에 속은(사기당한) 느낌이었거든요.

 

그때야 지금 넋 놓을 시간이 아님을 깨치고서 얼른 자리 박찬 뒤 샤워부터 먼저 간단하게 마쳤습니다.

그러고는 벽에 걸어둔 빗자루(나일론 빗자루)를 내리고는 샤워기 물줄기와 함께 지저분해 보이는 타일 틈새를 빡빡 쓸기 시작했죠.

물론, 세면대 선반에 베이킹소다가 없는 것도 아녔지만, 그때 기분으로선 한가하게 그따위 물에 녹여서 발라놓고는 타이밍 정해 느긋하게 기다릴 만큼 맘이 한가롭지를 않은 겁니다.

그래서 그냥 빗자루로 박박 닦았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지워집니다. 조금이라도 진했던 바로 앞쪽 타일 말고도 거울이 붙은 실제 사워기가 달린 쪽 벽면으로도 자꾸 문질러 깔끔하게 지웠답니다.

그렇게 해서 타일 틈새는 깨끗해졌건만, 실리콘으로 처리된 바닥 부분은 처음보다는 살짝 좋아졌지만, 그런 식으로 말끔히 지워지진 않았답니다.

 

그곳은 실리콘 자체가 거무튀튀하게 물들어 버린 느낌마저 들어서 빗자루 하나만으로는 아무리 박박 문질러도 불가항력으로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대충 그 정도로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창문 밖으로 내다보니 우리 어머니 무얼 하시는지 베란다에 앉아 무척이나 산만하게 펼쳤습니다.

 

자세히 보니 마늘을 까고 계십니다.

'뭐해요? 지금이 김장철도 아닌데 뭐 하려고 그걸 까고 난린가요?'

'김치 담글 때 쓸라고 그러지….'

'아니, 김장철도 다 지나고 지금이 여름인데 김치는 무슨 김치요!!!'

'지금 까놓지 않으면 말라비틀어지거나 썩어 버리니까 지금 까서 갈아(믹서) 냉동시켜 놨다가 나중에 쓰는 거야!'

'그러면 그것 제가 깔게요. 그냥 놔두고 들어가세요!'

'시끄럽다! 네가 깔 줄이나 아냐???'

'지금은 손톱을 바짝 깎았기에 무서워서 못하겠고 손톱 좀 길면 제가 한다니까요!!!'

'알았다. 그럼 네가 해놔라~'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도 계속 주저앉아서 그 일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잠시 눈 붙였다가 깬다는 게 몇 시간이나 그렇게 늘어지게 자 버렸습니다.

나중에 어머니 마늘 까셨던 그 자리 가봤더니 하시던 일감 어디로 치웠는지 안 보입니다.

 

그사이에 설마하니 다 했을 리는 없을 테고 나중에 다시 찾기로 하고 밥 먹을 채비를 했죠.

보통 열한 시가 저의 아침 뜰 시간인데 잠든 시간이 늘어져서 오후 두 시도 넘은 시간에 아침을 뜨게 생겼네요.

 

~ 왜 네가 거기서 나와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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