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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엌 베란다 사이의 중문을 들어내서는….

 

저번에는 거실 베란다 사이의 중문을 들어낸 뒤 손 좀 봐서 뻑뻑했던 게 한결 부드러워졌는데 오늘은 아침 차리면서 문득 거기 부엌과 베란다 사이에 난 중문을 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진작 손봤어야 했었는데도 사실 여태는 어떻게 손봐야 할지도 몰랐었거든요.

 

저희처럼 그럭저럭 힘쓰는 젊음이 있다면 그다지 문제 될 것도 없었겠지만, 여든을 훌쩍 넘긴 우리 어머니한테 찍찍한 그것 문짝은 여간 나쁜 놈이 아니었겠죠.

그 고통 호소했을 때만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것 해봐야 그놈 문짝에 손잡이를 달아주는 게 다였답니다.

 

겨우 그것 하나 해둔 뒤론 여태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오늘 문득 그것이 눈에 들었던 겁니다.

그 역시도 며칠 전의 그 일(거실 베란다 사이 중문을 손봤던 일)이 있었기에 선뜻 눈에 들어왔던 거고 자신감도 들긴 했지만….

 

여기서 가장 힘들었던 건 뭐니 뭐니 해도 문짝 바로 앞의 거대한 냉장고를 어떻게 비켜 세우느냐였답니다.

그 냉장고가 자리를 비켜줘야 중문을 거기서 꺼낼 수가 있어섭니다.

 

그 냉장고도 크지만, 그 곁에는 그보다 더 큰 냉장고가 또 그 곁으로는 김치냉장고가 으아 억….

그런 틈바구니를 비집고서 냉장고를 꺼내서 한쪽으로 비켜 세우려니까…. 아아 흑, 하면 터면 그것 처리하던 중 냉장고와 시멘트 기둥 틈에 손가락이 끼여 손가락 마디나 손톱 날릴 뻔했답니다.

- 으아 아 쓱쓱!!! -

 

여차여차 중문을 빼내서 거실에 눕혔습니다.

그러고는 문짝 밑으로 상당한 높이로 골판지 상자를 넣어 문짝 밑에 든 롤러를 쉽게 빼낼 수 있게끔 조처했답니다.

 

드디어 드라이버와 녹막이 등을 가까이 두고는 장갑 낀 손으로 롤러에 손대보는데 여기서도 역시 한 놈은 잘도 도는데 다른 한 놈은 꿈쩍도 하질 않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는데 설마하니 그 정도 일 줄은 정말 몰랐네요.

 

어차피 그러려고 했기에 롤러 둘을 모두 풀어냈는데 문틀 아래에 끼워졌던 방충(?), 방음(?), 방습(?)용의 패드가 너무도 낡아서 너덜거립니다.

그게 두 줄로 붙었던데 그 두 줄 모두를 훑어서 뜯어 버렸지요. 어쩌면 그로 인해서 무슨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달리 다른 방안도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잘 돌던 롤러나 돌지 않던 롤러나 여러 방식으로 깨끗이 닦은 뒤 돌지 않은 롤러엔 더욱더 일자 드라이버를 틈새마다 집어넣고는 이리저리 비틀어봤지요.

그랬더니 꿈쩍도 하지 않던 녀석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더니 쓱쓱 쓱쓱 돌기도 합니다. 옳거니 됐다 인제!!!

 

두 롤러 모두에 WD40의 녹막이를 뿌려 윤활을 돕고자 했는데 돌지 않았던 놈에 유독 신경을 더 썼을 겁니다.

잘 돌던 놈은 손가락으로 콕 눌러서 돌리면 한두 바퀴는 저절로 더 도는데 요놈은 아직 반 바퀴 정도나 더 돌아갈 정도였어요.

그래도 그 정도면 됐다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조립하면서 녹막이를 두어 번 더 쏴 줬지요.

인제 요놈이 지금은 그래도 쓱쓱 거리면서 밀려서 열리지만, 며칠이 지나면 적어도 지금의 거실 베란다 사이의 중문처럼 스르륵 열리진 않을지라도 적어도 그놈을 닮으려고 무진장 애쓸 거예요.

요놈 베어링 틈바구니에 내가 공들여서 녹막이 뿌렸던 저의 공을 생각해서라도 느려터졌다가는 당연히 내게 된통 홀 날 것쯤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 집 중문 난 정도나 그 시기를 봐도 요놈이 저놈보다도 더 선배 아니, 훨씬 더 대선배가 될 터이기에….

 

~ 봄봄봄 봄^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 ♬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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