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쓸만하기에 계산기 앱만 남겨두고 나머진 몽땅 지워버렸지

요새 드세게 활개 치는 감염 바이러스 코로나19 탓에 온 세상이 시끄럽잖아요.

그 탓이었는지 밤새 꿈을 꿨는데 몹시 기분 나쁜 꿈이었어요.

무슨 일로 어렸을 적 살았던 고향 땅에 들렀는데 예전 같았으면 반가이 맞이했을 모두가 멀뚱멀뚱 맹맹한 눈친 겁니다.

그 까닭이 궁금해서 이리저리 살폈더니 우리보다 어린 또래의 누군가가 죽었는데 그것 일로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고 도리어 의심의 눈초리만 날렸던 거였는데 제가 하필이면 그런 순간에 고향 땅을 밟았던 거였습니다.

꿈이 깨자 정말 정말 기분이 안 좋대요.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는 어젯밤에 하다 만 것을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윈도우가 켜질 때 보이는 로그 화면에서 '잠금화면을 슬라이드'로 보고자 했던 것이 어젯밤에 해보고자 했던 거였는데 이것 아무리 해봐도 안 되는 겁니다.

사용자 아이디를 새로이 만든 뒤 해보면 가능하기도 했지만, 기존에 썼던 아이디로는 당최 해볼 수가 없어서 별의별 수작을 다 하다가 지쳐서 어젯밤엔 그대로 둔 채 잠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컴퓨터를 켰다고 하기엔 뭐하고 그냥 모니터를 켰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네요.

아무리 해도 안 되니까 결국은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이 깨끗했던 과거로 돌아가기로 한 것(복구-복원)입니다.

그렇게 해서 말끔해진 줄 알았더니 방금 이 글쓰기 전에 탐색기 열어 보니까 사용자 아이디엔 어젯밤의 흔적(여러 개의 아이디가 존재함)이 여전히 남았네요.

이 글이 오르고 나면 그것들 모두 지우고 지금의 이 아이디 이름도 바꿔야겠습니다. (사용자 폴더 이름 교체)

그건 그거고 컴퓨터에서 불필요한 것들 치우기로 맘먹고 모니터를 켰기에 그런 거에 최적화된 프로그램(IObit Uninstaller)을 열었지요.

그런 다음 거기 메뉴 중에서 'Windows 앱'으로 내려갔습니다.

거기에 달린 프로그램이 대략 3, 40개는 됐을 텐데 세보지 않았기에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3D …' 라든지 '지도'와 같은 프로그램이 그런 것들이었는데 이 모두가 제 컴퓨팅엔 무용지물이었어요.

그런데도 그 많은 것 중 유일하게 하나는 내버려 둠이 낫겠데요. 그게 바로 '계산기'였습니다.

윈도우 밖에서 손볼 때(하드디스크 나누거나 합칠 때 등)는 핸드폰에 달린 계산기를 주로 써왔지만,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하면서 계산이 필요할 때 이것 계산기를 꺼내 놓고 알아보곤 했었으니까.

~ 썩어도 준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