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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샤워기용 수도꼭지가 너무 짧아서 물 쓰거나 받기가 어려웠는데….

 

예전엔 화장실에서도 가벼이 손빨래하곤 했었는데 최근 들어선(1, 2년 사이엔) 그럴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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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정말 정말 예전에 동네 목욕탕 가면 그 자리서 팬티·양말 같은 거 조물조물 빨아오곤 했었는데 아련합니다. -

- 목욕탕 옆의 당구장 친구도 그립습니다. -

- 90년대 초중반에 어쩌면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적인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망이라고도 볼 수 있었던 미국 회사 '아메이'가 들어왔었잖아요. -

- 당구장 했던 그 친구 어느 날을 좋은 일이 있으니 꼭 같이 가보자고 어찌나 설득했던지 어느 날은 녀석의 차에 올라 따라나섰지요. -

 

- 시내 어디 건물의 큼지막한 홀에 들어서니까 왁자지껄 엄청나게 모인 인파들 속 / 모두가 하나같이 녀석을 보면서 '아휴~ 녀석의 직함 뒤에 ‘~장님’을 붙여 반기는 거였습니다. -

- 지부장이라 했던가 지구 장이 아니면 그 비슷한 직책이 녀석의 직책이었나 봐요. -

 

- 거기 입구까지는 녀석과 함께할 수 있었지만, 더는 녀석과 행동거지를 같이 할 만큼의 분위기가 아녔습니다. -

- 제가 그 자리에 껴야 할 자리가 아니란 걸 대번에 알아봤지요. -

- 그래도 녀석과의 친분 / 녀석의 최면 등등을 생각해서 아마도 5분 정도는 더 머물렀던 것도 같은데 그 기억은 정확하지도 않습니다. -

 

- 다만, 그날 이후로 녀석을 다시는 만나지도 혹여 만났다 해도 쳐다보지도 않았을 겁니다. -

- 결별이라면 결별이겠지만, 그 친구 참으로 좋은 친구였습니다. -

 

- 만만찮은 당구 실력에 인심도 그렇고 배포도 무척 컸던 녀석으로 기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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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그날은 뭐에 꽂혔던지 양말이 빨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샤워기 달린 수도꼭지 돌려 물을 틀려는데 바로 아래쪽에 유리판이 받치고 있어 그쪽으로 다 떨어집니다.

그때야 생각했지요. 아아~ 그때는 이런 방식으로 손빨래했던 게 아니었었지???

 

그것 수도꼭지 밑으로 작은 수나사가 박혀 있거든요.

그랬기에 그게 있는 거로 봐서 틀림없이 수도꼭지 연장하는 연장 호스나 뭐 그런 것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얼른 인터넷 켠 뒤 그런 부품이 나오면 우리 동네 철물점으로 내달리려고 했었거든요.

 

그랬는데 단돈 천 원도 안 되는 저렴한 금액의 '수도꼭지 연장탭'이란 게 나오긴 했지만, 제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것 말고 엘보(ㄱ자 연결구)나 니플(-자 연결구)을 써서 수도꼭지를 길게 빼는 걸 생각했는데, 그런 곳에 쓸 물건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입니다.

 

그랬기에 어쩔 수 없이 우리 집 안에서 거기에 필요한 도구를 찾기로 했던 겁니다.

처음엔 플라스틱 페트병 등으로 해볼 생각도 해봤는데 제 방 화장실용으로는 적합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차 문득 쓰다 남은 배수관이 떠올랐지요.

 

공구함을 뒤져보니 70~80cm가량의 길이로 1m가 조금 안 된 놈으로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 보자마자 가져다 꽂아본 뒤 필요한 만큼 잘라내기로 했었습니다.

그런 맘으로 수도꼭지에 꽂아보는데 수도꼭지가 너무나도 헐겁게 쏙 들어가 '케이블타이'를 두 개나 써서 고정해 보려는데도 그냥 빠져버립니다.

 

이것이 이럴 줄은 몰랐지만, 미리 자르지 않았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얼른 방안으로 들어와서 여기저기 모든 서랍을 뒤졌더니 마침 낡은 고무줄 하나가 굴러다니네요.

 

얼른 그걸 가져와서 호스 끝에 묶고서 호스를 수도꼭지에 꽂은 뒤에도 쉽게 빠지지 않게끔 호스를 수도꼭지에 걸어두기 위하여 나머지 고무줄에 약간의 여유를 두고 묶었답니다.

이렇게 해서 드디어 저만의 수도꼭지 연장선이 마련됐네요.

 

간간이 이것 시험하면서 두 번이나 물벼락을 맞았답니다.

빨래할 일이 없는 평상시엔 이것 수도꼭지가 샤워기 방향에 있어야 하기에 그렇게 돌려둔 상태에서 수도꼭지를 열면 당연히 샤워기가 뿜었지 않았겠어요?

그걸 자꾸만 잊어버립니다. 흐흐흐….

 

~ 동네 목욕탕에서의 손빨래의 추억 ~

 

 

~ 수도꼭지 연장선 ~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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