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라는 놈, 때로는 녀석 탓에 속 터져 미칠 것만 같았건만
블로그 같은 곳에 글 쓰면서 뭔가를 첨부하려고 했을 때 플래시 플레이어가 최신이 아니면 요놈이 태클을 걸어 작업을 멈췄을 때가 한두 번이 아녔습니다.
그것 새로 설치하려면 열린 브라우저에 쓰던 글이 있던 말던 브라우저 전체를 꺼야 설치할 수 있었기에 그럴 때는 요놈 두들겨 패서 반타작은 해버리고도 싶었습니다.
그랬는데 막상 설치한 뒤에 부드럽게 파일이 올라가는 걸 보도라면 또 언제 그런 맘이었던가 싶게도 금세 풀리곤 했던 게 바로 플래시 가족들이었죠.
제가 그 수준(아마도 삼사십 급? - 바둑 체계를 모르니까)은 매우 낮을 거지만, 그대도 바둑을 좋아합니다.
어차피 남들(사람/사람)하고 겨룰 수준은 안 되니까 그냥 홀로 컴퓨터랑 두는 게임(FunGo 2000)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요놈하고 두다 보면 이 또한 미치도록 열 받칠 때가 있어요.
어떻게 이겼을 땐 그런 것 못 느끼는데 지고 나면 대번에 화가 치미는 겁니다.
- 도대체 내가 어떻게 잡았기에 이렇게나 크게 져버린 거야!!! -
사실은 놈하고 둘 때 그 대부분은 사전에 상대와 나 사이의 게임규칙으로 덤을 정해놓고 두지요.
물론 그 덤이라는 규칙 제가 맘속으로만 정한 거니까 상대는 어떤 덤으로 두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처음엔 정한 그 규칙에 맞게 게임을 시작해요.
덤을 적게 잡았을 때나 많이 잡았을 때나 그 수준에 맞추어 바둑 두기란 진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랬기에 초반 열댓에서 스무 수 정도까진 그런대로 그 규칙을 따라가다가 그 어디쯤에서 싸우는 과정에 들어서면 금세 직전에 정했던 규칙을 까먹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까먹고 경기를 마치다 보면 정말이지 진짜 엉뚱한 결과가 나오거든요.
- 한 집을 이겼어도 덤이 없다면 이긴 꼴일 테고 덤을 백집으로 잡았다면 아흔아홉 집을 져버린 꼴이니 사전에 정한 덤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감이 잡힐 겁니다.
그래서 사전에 정한 덤을 늘 뻔히 보이는 곳에 둘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심에 고심을 다 했답니다.
그 결과 결국은 플래시 파일로 띄우는 것 말고 다른 답이 없는 겁니다.
실로 너무나도 오랜만에 그런 프로그램(덤으로 잡은 곳에 찍어 두는 게 움직이지 않게끔 - 동시에 찍었던 걸 취소하고 다른 곳에 찍을 수도 있게끔)을 짜려니까 그도 처음엔 실패했지만, 그거에 대한 인터넷 검색하다가 문득 영감(?)이 들었지요.
- 맞아! 버튼만으로는 어림도 없는 거지. '무비클립' 그런 거가 있었잖아!!! -
그 감각이 시키는 대로 무비클립을 생각하고 나니까 일사천리로 같은 객체를 두고 무비클립과 버튼을 겸해 쓸 수 있다는 것도 떠오르면서 만들려던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답니다.
인제 바둑을 두면서 놈을 꺼내 두고서 늘 그걸 쳐다보면서 둘 수가 있어 상대(컴퓨터)한테 이기거나 지거나 편하게 둘 수 있지요.
제가 해 놓고도 은근히 기분이 좋습니다.
그 옛날(1995년경을 앞뒤로 짧은 몇 해) 그나마 멀쩡한 몸으로 날일 나다녔을 때 어느 날 전보다 오른 일당으로 월급봉투 받았을 때 기분이 아마도 이런 기분이었을 겁니다.
~ 덤덤한 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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