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드디어 그냥 걸어도 별 탈 없이 아프지도 않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제대로 못 걸었는지를 보려고 페이스북을 열었습니다.
거긴 이전에 썼던 글 찾으려고 애쓰지도 않고 마우스로 포인터 준 뒤 밑으로 쭉 끌어내리면 가능한 곳이니까요.
길게 내리지도 않았는데 사고 났던 그 날의 자전거 사진이 보입니다.
그 글이 21년 3월 17일 오후 4:01에 써진 걸 보면 그 사고는 이 전날 났던 게 틀림이 없습니다.
실은 오늘(03-27)이 아니라 어젯밤부터 걸어도 무방했으니까 딱 열흘을 되게 고생했었네요.
그 첫날 자전거에서 떨어져 시멘트 바닥에 무릎 부딪혔을 땐 어찌나 다리·무릎이 얼얼했던지 내 다리가 아니고 마치 남의 다리를 끌고 오는 기분이었어요.
전장에서 적의 총탄에 맞아 쓰러진 동지를 내버려 둘 수 없어 죽음 무릅쓰고서 끌고 오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약국에서도 그날, 마치 남 이야기를 하듯이 '아마도 무릎이 깨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그랬으니까….
그냥 가만히 선 채로 다친 무릎 들었다가 놓는 게 그리 어렵진 않았는데 걸어서 그 자리 벗어나려고 하면 대번에 얼얼하여 '동작 그만!'을 외치는 겁니다.
약국에서 사 온 약이 아마도 '근육통 치료제' 쯤 됐을 겁니다.
매 끼니 두 알씩 그 전체가 닷새 치였습니다.
이걸 다 먹은 그 마지막 날 실제로 걸어도 무방할 듯싶더라고요.
'어^ 걸어지네! 걸어도 안 아프잖아~ 야~ 좋다^^^'
다친 지 달랑 닷새밖에 안 지났는데도 걸을 수 있다니 저 자신도 믿어지지 않았답니다.
'진짜 안 아픈 거야? 어디 그럼 확인해 볼까???'
그날 괜히 조금 덜 아픈 걸 갖고서 너무 빨리 김칫국 마셨습니다.
늘 그랬듯이 밥 먹으려고 겨우 제 방에서 부엌 식탁 앞까지 걸었던 주제에 아팠던 다리 끌지 않고도 멀쩡히 갈 수 있게 되자 흥분하고 말았던 거죠.
밥이 문제가 아녔습니다.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거실에서 아팠던 무릎 들었다가 내려도 보고 쭉 뻗어도 봤는데 그건 여전히 어려웠었고, 발끝을 기준으로 살짝 서보기도 하고 발뒤꿈치를 쿵쿵 내리치기도 하고….
- 초등학교 땐 학교(운동장)에서나 어디(울 동네 논 중에서도 비교적 큰 논으로 놈 임자가 알고서도 우리 좇아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논 - 논에서 애들이 놀고 나면 논이 단단히 굳어져서 쟁기질이 힘들었으니까)서나 공을 찰 땐 고무신도 벗고서(발바닥에 땀이 차면 아무리 새 신발일지라도 절반으로 댕강 끊어졌기에) 맨발로 찼지만, 중학교 다닐 적엔 처음으로 운동화 신고서 축구를 해봤었죠. -
- 그때 공차기 전에 모두가 그랬잖아요? 앞쪽이며 뒤꿈치 팍팍 찍고서 그 앞 뒤꿈치 짚고서 뱅글뱅글 돌리기도 했던 그래야만 공차던 중 난데없이 쥐가 나거나 발목 접질리지 않았다는 것! -
네. 그 시절 운동화 신고 그랬던 거처럼 쿵쿵 찍으려던 어느 순간에 무릎이 덜컥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무릎 통증이 시작되어 아직도 낮지 않고 여전함을 여지없이 드러냈어요.
- 이 순간 정말이지 후회막급^^^ 뭐가 좋다고 내가 그랬을까….-
더는 약을 먹진 않았지만, 그날 그 일로 틀림없이 약 없이도 나을 거란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로부터 딱 닷새가 지난 어젯밤입니다.
글쎄 그전에 그랬던 거처럼 어젯밤도 거실·부엌으로 나가는데 아프지 않은 거예요.
이번엔 그때 그 아렸던 걸 거울삼아서 무릎에 아무 짓도 안 했답니다.
열흘 전 맨 처음 그때는 재활한답시고 억지로 무릎을 굽히거나 뻗어도 봤건만, 인터넷에 보니까 그따위가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고 조언하기에 그 뒤로 안 했던 거였는데….
그래도 2, 3주는 기본적으로 갈 거라고 그랬는데 저는 2주도 안 됐는데 벌써 나을 기미를 보인 겁니다.
그래도 아직은 무릎을 굽히거나 하는 자세는 어렵습니다.
무릎을 꿇거나 굽히는 자세가 들어가는 양반다리로 앉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만약에 그런 자세 시도해보면 그 순간이 거의 죽음(?)입니다.
그 순간이 얼마나 아렸던지 마치 손목이나 발목 접질렸는데 그 상태에서 '팔굽혀펴기'나 '오리걸음'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아픔이 바로 그런 거였으니까….
인제는 은근히 기다리렵니다.
그렇다고 여태처럼 집콕은 아닐 테고요, 손목, 발목 보호대에 며칠 전 동생이 전해준 무릎 보호대까지 차고서 슬슬 가까운 거리는 나다닐 생각이지요.
응원해주세요~ 저도 저자신 응원할래요.
- 야 이놈아 류중근^ 중근이 힘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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