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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선물만큼 커다란 선물이 어디에 또 있을까???

 

며칠 전 그날 아침에 우리 아파트와 한 다리 건너 블록에 사시는 엄청나게 커다란(인품, 도량, 인맥 등등) 형님께서 전화해 주셨습니다.

 

'걔가 지금 시간 있다니까 우리 같이 가보세~'

'그래요. 그러지요!'

'12시에 거기로 갈 테니 밑으로 내려오소!'

 

이 형님(박종현) 참으로 좋은 분입니다.

숱한 세월을 지내면서 나는 여태 그분 앞에 '고춧가루'였으면 고춧가루였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참기름'이었던 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이분은 그 처음부터 끝(1988년~ 지금, 이 순간)까지 인품이며 도량 모든 면에서 제게 참기름 그 이상이었어요.

 

매해 철철이 그 별난 이벤트(연말, 설, 추석 등등)가 있을 때마다 내게 별의별 방식으로 도움 줬던 벗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나는 그들에게 온갖 모진 소리(독설)로 다시는 내게 그런 거 베풀지 말아 달라고 협박을 쏟았거든요.

 

제아무리 가까운 벗이라도 거기서 나오는 아우라에 '선의'와 '나눔'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아름다움'으로 승화 승천할 거라고 알아서요.

그런 의미에서 여기 이 형님도 내게 주는 그 '친절'과 '도움'이 지나칩니다.

 

그렇기에 형님께서도 이제는 잠시라도 내게 베푸는 그걸 정말이지 이삼십 년만이라도 내려놓고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마움'이 넘치면 그만큼 커다랗게 '부담'이란 걸 형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으실 텐데….

 

그날 입고 나갈 옷을 챙기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너무나도 날씨가 따갑습니다.

그리하여 입으려던 겨울옷을 다 제쳐두고 장롱에서 봄 외투를 꺼냈지요.

 

담양으로 가기 전에 형님이 차를 세워두고 어디론가 데리고 가는데 어느 식당 앞에서 건장한 청년 하나를 소개합니다.

'인사해라!'

'근데 이분이 누구요???'

'내 아들!'

'뭐라고@ 그때 그 원호!^!라고요???'

 

그렇게 형님 아들과 그 자리서 얼렁뚱땅 인사 나누는 중에 또 웬 여인이 형님 앞으로 와서 인사하네요.

'응 동그라미야 왔나? 근데 웬일로^^??'

 

나중에 물어보니 그 여인이 형님의 며느립니다.

뭐야 그렇다면 원호가 장가갔다는 이야긴데 언제 가고 왜 나한테는 연락도 안 했어요!~^?

'응 한 사 년 됐고 어쩌고저쩌고….'

 

거기서 형님이 사준 밥 맛나게 잘 먹고 나왔어요. 그러고는….

 

'담양'에서 그 친구(석근이)가 버섯 재배하는 걸로 아는데 광주에서는 그래도 꽤 들어갑니다.

거기 가까이 가서 형님과 서로 통화하더니 어디 어디 쪽으로 오라는 신호를 주고받네요.

 

마침내 커다란 창고 닮은 건물이 줄줄이 늘어선 곳 어느 지점에서 녀석(친구)이 우릴 보고 웃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마구 껴안았지요.

 

그런데 녀석이 일하는 데가 마치 얼음장 같습니다.

너무나도 썰렁하여 봄 외투 입고 갔던 게 후회스러울 정도로 냉랭합니다.

 

은근히 보고 싶었는데 녀석의 마누라도 안 보이고….

 

형님과 같이 탁자에 앉아 맘속으로 구시렁거리는 중에 녀석이 일회용 컵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 가져오네요.

그러면서 형님과 둘의 담소가 시작됐지요.

 

그 이야기 속엔 내가 아는 면상도 상당했지만, 끼어들 여지라곤 한 군데도 없어 나는 그냥 '꿀 먹은 벙어리'!!!

 

우리 형님은 '정의당'이고 나는 '노동당' 거기다가 이 당이 이리저리 분산되기 훨씬 이전 맨 처음 만들어졌을 때 우리 일터에서 친구가 대표였는데 고맙게도 아직도 친구가 우리 당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친구는 노골적으로 말하네요.

 

'내가 아는 사람 대부분이 정의당 사람들이에요!'에 덧붙여서 노동당에 대해서는 투덜투덜….

 

정의당 이야기만 해대니까 은근히 뿔 딱지가 낫지만, 그것이 친구가 이 환경에서 살아내야 하는 이유고 정체성이라면 나도 도량을 더 키워야겠다는 뼈저림도 함께 합니다.

 

두 사람 이야기 중에 '신 주홍'이 아직 우리 당(노동당)에 남았다는 이야기가 들리기에 제 눈이 번쩍 띕니다.

'뭐야^ 주홍이 그 녀석이 우리 당에 있다고^^^'

 

녀석은 아주 오랜 세월을 형님(박종현)의 껌딱지였는데 어떻게 형님 따라가지 않고 우리 당에 남았는지(붙었는지) 그 자체가 신통합니다.

당장에라도 전화해서 '고맙다 녀석아!!!'해주고도 싶었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했답니다.

 

거기서 나오는 길에 형님이 고가의 버섯을 두 뭉텅이 사서 그중에 하나를 제게 줍니다.

- 아휴^ 고마워라!!! -

 

너무나도 고마웠지만, 그 고마움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했어요.

 

인제 아까도 말했지만, 형님이 내게 보이는 그 정성 마음으로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이지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니까 제발 덕분에 잠시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자신도 퇴직 후에는 마땅한 일자리 하나 제대로 못 잡아 궁상맞게(마음 상처 / 바른 노동 트라우마 안고 하루하루 버티며) 살고 있을 거란 것 제가 모르는 바도 아닙니다.

 

그러니 형님!

 

우리 서로 하드웨어(물리적 물질) 부속을 가는 것보다는 소프트웨어(정서적 감성)를 갖고서 놀아보게요!

그것만으로도 형님과 나! 함께 나눌 만한 게 부지기수잖아요. 네~!^!~

 

늙으면 추억을 먹고 사는 법! / 그 추억 한 숟갈로도 평생 양식하고도 넘칠 거라는데!

 

 

Posted by 류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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