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계시기에 지금부터 나는 당신이 무척 그리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우 늦은 시각에 끼니를 더하면서 부산 떠는 중에 동생과 눈이 마주쳐서 들은 소식입니다.
'부대표가 돌아가셨다는데 못 들었어?'
'무슨? 뭐가? 어디 지구에서 그랬다는데? 교통사고였대?'
'인터넷에 나왔을 텐데 몰랐어? 서울이래…'
처음엔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냉큼 방으로 들어와서 컴퓨터를 켰답니다.
처음엔 다음으로 들어갔는데 메인화면에 그게 안 떴기에 잽싸게 네이버로 바꿔서 찾아봤지요.
네이버에서도 안 보입니다.
답답했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뉴스 쪽에 있을 거로 생각해서 뉴스 탭의 사회 쪽에서 '사건·사고'를 훑었답니다.
역시나 예상한 데로 금세 나왔습니다.
Devotion-01
출처: 네이버 홈피의 검색창에서
'박은지라 박은지…'
어디선가 본 것도 같고 들어본 것도 같고…
얼른 다시 페이스북을 열어봅니다.
수백 명 페이스북 친구 중에서 찾으려니까 스크롤 시간이 너무도 느려터져서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겁니다.
아예 거기 검색 창에 '박은지'를 때렸답니다.
금세 나옵니다. 함께 아는 페이스북 친구가 사백 명을 넘더라고요.
그러니까 돌아가신 그이 그분은 저의 페이스북 친구이었나 봐요.
안타깝더라고요. 제가 너무도 뒤늦게 알았다는 것이 미안하기도 했고요.
뭐라고 해줄 수 없을까 뒤척이다가 거기 박 동지의 페북 홈에서 누군가(강00 씨)가 길게 써둔 댓글을 찾았습니다.
그 댓글이 꽤 속내가 좋아 보입니다.
시간도 없고 맘은 급하고 겨우 마우스 쭉 긁어서 그 자리 달랑한 줄(계좌:…) 복사해서는 메모장에 붙여 두었지요.
제 기억이 매우 짧다는 것 전화번호 욀 때만 불편한 것이 아니랍니다.
여기서도 은행 창과 메모장을 오가는 그 짧은 시간을 버텨내지 못하고 잊어버려서 동지 떠난 자리에 아픔 하나를 더하더군요.
하는 수없이 '창 맨 위로 올리는 프로그램'을 켜 놓고서 너무도 적은 값어치의 그것에 성공했답니다.
Devotion-02
출처: 페이스북 박은지 동지의 홈페이지에서
잘 가요. 동지~
견딜 수 없이 아팠기에 갔겠지만, 인제 그곳에서
아픔의 굴레·사슬 끊어버리고서
영원토록 평안하게 잠드시기를 간절하게 바랄게요.
그래요. 부디부디 힘차게 잘 가세요. 동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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