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 엎어지면 코 닿을 데 '헌혈의 집'이 있다!!!
그때가 벌써 십여 년이나 지났네.
그해 어느 날 막냇동생이 느닷없이 대형 산재를 입어 다급한 전화를 보내왔다.
다니던 공장의 지정 병원인데 수술하려면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니 빨리 좀 와 달라는 거였다.
부랴부랴 정신없이 택시 탔었다.
어떡하든지 동생을 살려야겠기에 수술에 동의 했는데 문제는 피가 부족하단다.
많은 피가 필요하다며 여기저기로 연락하느라고 병원 관계자들이 몹시 분주했었다.
그날 내 몸은 여러 가지 이유로 헌혈에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헌혈에 제약이 따른다는 그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아무 때나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헌혈하려면 그 순간의 혈액도 건강해야 가능하다'나 뭐라나?
그날은 실패했지만, 내 몸이 언제쯤 가능할 건지 늘 그것이 알고 싶었다.
그러나 그 '헌혈의 집'이 내가 사는 곳에서 너무나도 멀리 떨어졌다.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전에 예약을 마쳐야 가능하더라.
그러기 전에 먼저 거기서 제시한 설문에 응답해야 하는데 거기서부터 나는 부적격으로 차단되더라.
웹 사이트에서 거기 회원으로 가입하고서 몇 년을 기다렸지만, 내 몸은 좀처럼 허용 수준에 들지 못했다.
그랬었기에 요 몇 년 전에는 헌혈하는 걸 포기하고서 아예 거기 사이트 회원 자격에서도 탈퇴했는데-
오늘 페북에서 이리저리 마구 싸돌다가 어느 페이지에서 '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 주소를 둔 헌혈의 집'을 발견했다.
그 주소를 쭉 긁어서 즉시 구글링해본다. - 구글 지도로 찾았다.
너무나도 가깝다. - 엎어지면 코 닿을 데다.
집에서 정확히 얼마만큼의 거리에 있을지 콕 집어서 알고도 싶었다.
그리하여 구글 지도를 벗어나 카카오 지도를 열었다.
거기서는 거리 추적이 가능하거든-
- 집에서 거기까지 거리가 1.5km 사이 -
- 걸어서는 23분(내 걸음은 느리니까 30여 분쯤 걸리겠지?) -
- 자전거로는 6분(내 몸 중심은 흔들리니까 10여 분쯤 걸리겠지?) -
이렇게도 가까운 곳에 헌혈의 집이 있으니까 인제 아무 때라도 찾아가서 확인하고 싶다.
- 류중근 씨! 헌혈하셔도 됩니다!!! -
살아생전에 그 소리 딱 한 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내 평생 원이 없을 텐데 아~ 언제쯤 그 꿈이 이뤄지려나?
80년대 초 그 시절은 헌혈이 무척 쉬웠었다.
그리고 헌혈 후에 무료로 줬던 그 빵과 우유 맛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초 절대 진미였으니-
그 시절의 그 빵이 어째서 이리도 기다려지나-
~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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