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리 황당한 시츄에이션(Situation)?
홈피를 누르면 다른 놈들은 다들 바로바로 반응하는데 무척 더디게 열리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 기대 져버리지 않고 한겨레 블로그가 얼른 안 터지네요.
특별히 뭐 게시판에 쓸 일도 없으니까 그냥 열어봅니다.
약간 더디게 열렸지만 그래도 열렸으니까 로그인을 시도했지요.
그랬더니 사이트가 거의 죽습니다. 도대체 언제 정상으로 돌아올지를 몰라서 그 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채우려고 허튼짓(바둑)이나 하면서 그 시간을 기다려봅니다.
한 판, 두 판 이렇게 세 판째 들어가는 순간 빙글빙글 돌던 거가 멈췄습니다.
그래서 브라우저에서 그놈 탭을 눌렀더니…
'이런 젠장 뭐 이리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다 있나!!!'
입력 내용: 시츄에이션
대치어: 상황, 관계, 위치
도움말: 외래어는 표기법에 맞게 써야 합니다.
그러나 되도록 외래어를 쓰지 맙시다.
- 출처: 우리말 배움터
사이트에 회원으로서 로그인까지 마쳤는데 인제 와서 그 무슨 실명인증이 필요해!!!
~ 액땜 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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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낮잠에 빠졌다가 어느 순간에 뭐가 빌미가 돼 깼는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잠이 깼답니다.
그 잠결에 벌떡 일어나서 집안 여기저기를 부리나케 훑고 쏘다녔죠.
작은 애가 안 보였거든요.
'큰일 났다! 애를 유치원 보냈어야 하는데 내가 이렇게 늦잠에 빠져버렸으니^^^'
'애가 어떻게 갔지? 스스로 혼자서 찾아갔을까???'
초조함·불안감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는 사이 어느 순간엔가 어머니께서 바깥에서 들어오셨지요.
얼른 애들 안부부터 묻고 싶은 걸 꾹 참고서(사실은 도대체 집에서 뭘 했기에 애까지 잃어버렸느냐는 핀잔이 두려웠으므로) 어머니 안부부터 챙겼지요.
그러는 사이 넋이 나갔던 제정신이 점차 돌아와서 그 사정이 밝아집니다.
작은 애 유치원은 무슨 유치원입니까? 개가 벌써 군 복무도 마친 상태거든요.
어디서 뭣해서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건실한 청년으로 컸을 겁니다.
첫째도 진작에 군 복무 마쳤고, 우리 애들 저렇게 많이 컸는데도 저는 이따금 꿈결처럼 잠결처럼 아주 어린 시절의 우리 애들을 만나곤 한답니다.
왜 그럴까요?
이제는 다 이겼다고 아니,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해낼 수 있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현실에서 그게 잘 안 되니까 벅차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가장 가까웠던 아내와 아이들… 떠날 때는 의젓했지만, 그것 다 허세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체 기능이 깡그리 망가졌어도 정신력으로 버텨낼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그것 다 만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 망상들 저 자신이 끌어안을 수 있는 가장 낮은 단계의 트라우마일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안고 가겠습니다.
미워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고 질투하지 않고…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그 충격이 더 큰 충격을 막아줄 액땜으로 여기며 끌어안고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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