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Yesterday가 그렇게도 오래된 걸까???
옛날 드라마 [아들과 딸]을 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이야깁니다.
채 10회째도 아직 안 됐던 그 무렵에 드라마 안에서는 아주 맛난 탕국에 든 고명처럼 신선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드라마에서의 그 시점이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기 이야기라서 제 어린 시절과 많이 닮았기도 했고 또 7, 8년을 뛰어넘기도 하데요.
아까 '고명' 같다고 이름 붙인 장면으로 두 장면이 있었는데 그 하나는 아주 어린 애들이 '보리 서리'하는 장면이었어요.
우리 어렸을 때도 그런 일이 잦았어요.
밭에 뿌린 보리나 밀이 피어나서 그 알갱이가 딱딱하게 영글기 직전입니다.
그런 시기에 밭둑을 거닐다 보면 그것들 먹고 싶은 맘이 굴뚝같이 솟았답니다.
그러면 아직은 새파란 그 모가지 너덧을 밭에서 포기째 빠져나오지 않게끔 아주 조심스럽게 잡고는 그 중간쯤이 갈가리 찢어내듯이 뜯어내어 불 번지지 않게끔 작은 돌담을 쌓고서 그 안에 지푸라기나 솔잎을 모아 성냥을 긋고 아까 뜯어온 보리 밀 모가지를 통째로 살짝 그을렸어요.
그러면 거기 달렸던 보리 밀 잎사귀와 모가지 터럭은 사르르 타버리고 살짝 그을린 보리 밀 모가지만 남지요.
그 모가지들 한 손에 올리고 다른 손을 겹쳐서 마구 비비면 알갱이는 알갱이대로 쭉정이는 쭉정이대로 분리됐거든요.
그러면 입으로 후후 불어서 쭉정이 날려 보내고 입안에 아다다 털어 넣고서 잘근잘근 씹는 겁니다.
그 시절은 우리 시골 촌구석엔 군것질할만한 가게 같은 것도 없었어요.
그랬으니 그 맛은 이른 봄날 소나무 싱싱한 가지 벗겨 빨아먹는 송기처럼 최고로 맛난 과자였는데….
지금 그 기억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몰라도 보리 맛은 고소했었고 밀 맛은 그 알갱이가 더 굵어서 씹는 맛이 풍성했던 거 같았답니다.
또 하나 있었는데 그건 '비틀즈의 Yesterday'였지요.
그걸 보면서 저는 움찔했습니다.
- 야~ 저 노래가 저 시대에 벌써 나왔던 노래였을까??? -
그 부분이 저보다는 7, 8년을 앞섰다는 이야깁니다.
대학생으로 나오는 학생들이 통기타 치면서 팝송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1976년에야 집집이 전깃불을 쓸 수 있었던 우리 시골에도 그로부터 2, 3년이 지나니까 '카스테레오'를 어깨에 메고 팝송 따위를 응얼거리는 축들이 있었답니다.
여기서 카스테레오란 그 옛날 사각형의 노래 테이프로 전축처럼 노래를 듣기도 하고 또 녹음도 가능했으며 라디오 기능까지 갖추어 그 시절 최고의 '포털미디어 종합터미널'이었죠.
그런 게 있으면 모두가 부러워했었죠. 그 크기도 아담하여 초등학생들 책보만큼 적은 거가 주류를 이뤘기에 휴대도 간편했었거든요.
아직은 이 드라마 초반부를 보는 중이지만, 핵심은 핵심대로 이처럼 고명은 고명대로 척척 감겨옵니다.
참 재밌어요!!!
~ 사랑 ~
![](https://blog.kakaocdn.net/dn/brfOlZ/btrZJB77sWr/4EuQCckFLUwJe9HZSkpuHk/img.png)
※ 그림 출처: https://namu.wiki/w/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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