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시어~ 그대에게 절대로 '아픈 손가락'도 '애물단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어제는 난데없이 아주 오랜 옛 벗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손에 손에 선물 보따리 가득 안고서 말이다.
어떤 공장에서 나는 두 번의 해고를 먹었는데 그 마지막이 94년도였었다.
어제 온 친구 놈들 그 시절의 같은 공장에 있다가 모조리 잘린 뒤 한참 뒤에 복귀했던 녀석들이다.
- 친구 놈들 -
곽원식·김광룡·김병조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목숨줄 내놓고 덤비다가 잘렸던 놈들
그 녀석들과 한솥밥 못 먹은 지 어느덧 서른 해를 맞았는데-
삼십 년의 세월 그 하세월을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녀석들도 자녀들 공부시키랴 / 시집장가보내랴·매일매일 닥치는 그 일상이 얼마나 고역이겠는가?
전쟁 난민 / 태풍·지진의 자연재해 난민일지라도 그 긴 세월을 돌보지는 않는다.
그랬기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그렇게 협박(^!^)했는데도 녀석들이 또 왔다!
며칠 전에는 동네 형님께서 예외 없이 선물 보따리 들고 찾아오셨는데 그 형님에게도 당부했건만-
- 동네 형님: 박종현 -
우리 함께한 공장에서 노동조합 초대 위원장 / 함께 놀던 조직(전노협 산하의 광노협)에서 광노협 초대 의장을 역임했던 분!
형님도 형님이지만, 형님의 어머니(나는 그분을 '엄마'라고 부른다. 우리 어머니와는 동년배로 친구 사이다)는 한술 더 떠서 틈만 나면 우리 집에 뭔가를 가져오셨지.
끙끙거리면서 커다란 호박덩이 한대도 아니고 두세 대씩 틈만 나면 가져오거든.
형님^ 그리고 친구들아!
제발 덕분에 인제 중근이 접어주세요!
저도 염치가 있지.
아무려면 눈치코치도 없이 아무려면 하늘 보면서 입 떡 벌린 개구리처럼 살고 말게요?
님이시어~ 그대에게 절대로 '아픈 손가락'도 '애물단지' 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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